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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편 Jan 09. 2022

결국 알아듣지 못했다

아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했다 

아침부터 아이가 "배! 배!"를 외친다. 비록 아직 단어의 첫음절로만 표현하는 단계지만 원하는 바는 무척 명확한 편이다. "신! 신!" ("나가고 싶으니 신발 신겨 주세요.") 이라든가 "눈! 눈!" ("엄마 아빠랑 만들었던 눈사람처럼 생긴 게 있어요.")이라고 말하면 우리 부부는 꽤나 그럴싸하게 해석을 하곤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의 암호어는 아직 미결 과제로 남아 있다. 꼽이 간지럽다든가 변 연습을 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었을 텐데.


앗 그런데 문득.. 글을 적다 보니 도라지 주스를 먹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그렇다 퍽퍽한 삶은 달걀의 짝꿍처럼 아침 식사로 제공되던 배도라지 주스를 원했던 것이다. 브랜드를 바꾼 뒤 맛을 낯설어하는 것 같아 주지 않았던 바로 그 주스를 찾았던 것이었구나.


아이를 더 잘 알고 이해한다는 아이 엄마도 풀지 못했던 수수께끼를 해결한 오늘의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를 외치면서 잠시 뿌듯함에 잠겨 본다. 곧 낮잠에서 아이가 깨어나면 잠시 잠깐의 평화와 함께 지나가겠지만. 아가야 한시간만 더 자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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