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올랜도의수요일, 디즈니월드와 여행의 끝

매지컬익스프레스로 누구보다 빠르게 체크아웃

by yurikim
2018년 10월 3일 수요일




팝센추리리조트

오늘이 오지 않기를 바랬다. 눈을 떠보면 다시 10월 1일이고, 다시 이 숙소에 체크인 하고 싶었다. 게다가 우리의 미국여행자체가 끝을 향해 가고 있으니, 더욱이 떠나기 싫은 디즈니월드다. 남은 다이닝플랜 패킷을 털어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했다. 빵과 과일 등 메뉴는 많았고, 내게 남은 패킷은 한정되어 있어서 다 먹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패킷을 남기지 않고 다 썼다는 것에 만족했다. 트레이에 먹을 것을 담아 패킷으로 결제를 하고 리조트용 텀블러에 핫초코와 커피를 잔뜩 채워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디즈니월드의 무지막지하게 친절한 서비스 매지컬익스프레스가 보내는 티켓이 숙소방 문고리에 걸려있었다.

매지컬익스프레스는 우리가 올란도에서 탈 비행기까지 체크인 해주었다. 이와 더불어, 비행기 출발 3시간전에 올란도에 도착하기 위한 셔틀버스도 배정이 되어있었다. 정말 친절하게 우리를 보내버린다. 매지컬 익스프레스가 시키는대로 하다보니 나는 어느새 디즈니월드를 떠나고 있었다. 셔틀에 올라타, 커다란 디즈니월드 게이트를 지나니 실감이 났다. 내 여행도 끝이 나는구나-



올란도국제공항

그래도 두번째 방문인지라 우리는 당황하지 않고 터미널까지 바로 이동했다. 무척이나 친절한 매지컬익스프레스 덕분에 시간이 아주많이 남아서, 온갖 상점들을 죄다 구경하고 게이트 앞에서 간단하게 식사도 했다. 뉴욕행도 역시 저가항공이었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실 별생각이 없었던게 맞다. 디즈니월드를 떠난다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탑승이 시작되었고, 우리는 저번에 탄 비행기보다 꽤 쾌적하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첫째로 비행기 좌석에 화면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무료 과자와 음료 등을 나눠주었고 와이파이까지 터지는 최신식 비행기였던 것이다. 낮은 가격으로 가성비 좋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젯블루!




라구아디아국제공항

왜 뉴어크가 아니라 라구아디아냐면, 최저가를 찾느라 그랬다. 가장 적당한 시간에 뉴욕으로 돌아올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한 표가 바로 라구아디아행이었다. 라구아디아에 도착해서는 택시를 타고 시내의 친척가게에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버는 복잡했다. 다들 쉽게만 이용했다는데, 우버는 우리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결국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맨하탄까지 가야했다. 중간에 아들이 잠들어서 꽤 힘들었지만, 이정도는 이제 기본이다. 꽤 오랜시간 이동해야 했다. 라구아디아에서 맨하탄으로 넘어가는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아마 택시를 탔더라도 마찬가지었을거라며 위안을 삼았다. 이스트할렘에서 버스를 내려 드럭스토어에서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지하철을 탔다. 할렘가라도 맨하탄에 오니 마음이 편해졌다.




맨하탄

맨하탄이 이제 낯설지 않다. 하지만 아쉽게도 떠날 시간이 되었다. 로어맨해튼을 돌고 또 돌았다. 여기저기를 내 눈에 담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뉴욕은 영화같은 곳이 확실하지만 동화같은 곳은 아니다. 한국보다 더 바쁜사람들이 살고, 더 많은 차들로 길이 꽉 막혀있었다. 쓰레기는 산처럼 쌓여있었고, 여기저기 길을 막고 공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쩌면 퍽퍽한 일상이 가득한 이 도시를 영화로 만들어준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뉴욕에는 건물을 함부로 허물 수 없는 법이 있다고 한다. 더 높은 건물을 지어 많은 세를 받고 싶다고 해도, 땅 주인 마음대로 그 건물을 허물 수 없도록 지정이 되어있고, 결국 오랜 건물이 그 자리에 남아있어 뉴욕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랜것들을 지키면서도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언제나 의지가 중요하다. 맨하탄의 인도는 보도블럭이 아니라 타설로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보도블럭에 비해 유지보수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유모차를 끌거나 걷기에는 평평한 콘크리트 타설면이 훨씬 좋다. 보기에도 깔끔하다. 뉴욕에서는 수시로 부서진 콘크리트면을 보수하느라 공사펜스를 치고 부산하게 움직인다. 편리함만을 쫓지 않고 그들만의 체계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한참동안 맨하탄을 감탄하고나서야 우리는 공항에가기전 마지막 경유지인 나소카운티의 친척집으로 갔다.

캐리어 속의 일주일동안 우리가 입던 옷들은 숙모의 야무진 손 덕분에 세탁건조가 되어 깨끗하게 돌아왔다. 디즈니월드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서비스다. 당장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하는 날이지만 저녁까지 시간이 남아 동네도 구경하고 코스트코에서 초코렛을 왕창사고 저녁으로 자장면까지 먹었다. 저녁 식사 후에 삼촌의 차는 우리를 싣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제 정말 미국과 헤어져야할 시간이다.




아이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 미국에서 사온 기념품을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여행의 끝에서 만난 존에프케네디국제공항은 여행의 시작에서 만난 공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많이 낡았고, 많이 복잡했다. 내 울적한 감정 때문이었을까.

돌아오는 비행기는 저녁비행기라 아이는 꽤 많은 시간 잠을 잤고 나는 영화 두편을 몰아볼 수 있었다. 이륙 후 4시간은 비몽사몽으로 보내고 4시간은 놀면서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남은 비행시간을 확인했다. 결국 우린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친절한 가족 덕분에 재빠르게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정말 미국여행이 끝이 나고 말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꽤 오랜시간동안 미국에서의 일을 추억했다. 내가 골라온 기념품들과 잔뜩 사온 초콜렛으로 미국을 잊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글로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여행중 느꼈던 여러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또 여행을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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