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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유닛, 사산한 아이를 살려내다

최초의 캥거루 유닛, 벨 클레어 병원 

벨 클레어 병원


프랑스의 벨 클레어 병원은 최첨단 의료 기술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의료 기관이다. 

특히 인공수정을 포함한 생식 의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생아 병동과 결합된 종합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병원은 고위험군 임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를 운영하며, 프랑스 전역에서 가장 복잡한 임신과 신생아 관련 치료를 제공하는 곳으로 손꼽힌다. 

또한, 이 병원은 신생아 집중 치료를 위한 ‘캥거루 유닛(Kangaroo Units)’ 기술을 도입한 최초의 병원 중 하나로, 이는 부모와 신생아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회복을 촉진하는 의료적 접근법이다.

벨 클레어 병원은 파리 인근 병원 네트워크의 핵심 병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복잡하고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의뢰받는 기관이다. 

의료진은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진료를 제공하며, 프랑스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존경받는 병원이 되었다.



캥거루 케어과 언어의 힘

케이트와 데이비드의 이야기는 그들의 아기 제이미가 태어난 직후의 극적인 순간을 보여준다. 

제이미는 태어나자마자 사망 판정을 받았지만, 부모는 그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케이트와 데이비드는 아기를 만나고 싶었고, 만지고 싶었고, 부모가 누구인지 알려 주고 싶었다.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의 이름을 설명해 주며 그를 임신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알려 주었고 그가 부모의 품에서 편안히 떠날 수 있도록 말해 주었다. 

그런데 두 번째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이미 사망 판정을 받았던 제이미가 눈을 뜬 것이었다. 

피부와 접촉하면서 일어난 이 기적은 '캥거루 케어'의 강력한 효과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어머니가 사망한 아이에게 그 아이가 알고 떠나기를 바랐던 여러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해 줬다는 것이다. 

케이트와 데이비드의 체온이 제이미의 체온을 회복시켰고, 그의 호흡을 깨어나게 하였지만, 어머니의 이야기는 그 아이의 의식을 깨어나게 한 것이다. 

그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수없이 들어왔던 그 어머니의 목소리를 태밖으로 나오면서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듣게 됨으로써 태중에서 살아있을 때의 상태를 찾아온 것이다. 

태중의 어머니의 목소리와 태밖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동일하다는 동일성을 확보하면서, 아기도 자신의 태중에 살아있었을 때의 상태를 태밖에서 비록 죽은 상태였지만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산도를 타고 나오면서 태밖의 상황에 충격을 받아 사망한 것이었다면, 태중의 어머니와 태밖의 어머니의 동일성을 확보하면서 자신의 존재 동일성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꼭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생명의 신비를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아기에 대한 사랑이다. 



https://youtu.be/VNZ7VRgbWRg



캥거루 유닛(Kangaroo units)


캥거루 유닛(Kangaroo Unit)은 조산아나 저체중아와 같은 취약한 신생아들이 인큐베이터 대신 부모의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형태로 집중 케어를 받는 신생아 병동이다. 

이 방법은 아기가 부모의 가슴에 안겨 있는 상태에서 체온을 유지하고 심장 박동과 호흡을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캥거루 케어(Kangaroo Care)’라고도 불리며, 초기에는 주로 미숙아들에게 사용되었으나 그 후 저체중아를 포함한 여러 신생아들에게 확대 적용되고 있다


2 kg 정도의 체중으로 태어난 경우 생존을 위해 고도의 기술들이 필요하는 아기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만,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아이는 캥거루 유닛이라는 병동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게 된다. 

어머니는 때때로 아기가 그녀의 피부와 직접 닿도록 안아주라는 조언을 받게 되고, 인큐베이터는, 필요할 경우, 어머니의 병실에 놓아둔다. 

어머니는 언제든지 아기를 볼 수 있고, 아기에게 말할 수 있으며, 아기를 돌보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 

어머니가 아기를 돌보기 두려워하는 경우에 어머니가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케어 방식은 태아가 태내에서 어머니와 가졌던 신체적 친밀감을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아기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을 돕는다. 

특히 부모와의 피부 접촉을 통해 신생아의 체온 조절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신생아가 더 빨리 성장하고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캥거루 유닛은 한국에서도 대형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미숙아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대형병원에서 미숙아 치료를 위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태어나는 아이와 산모는 출산 후 누구나 함께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프랑수와즈 돌토의 말대로, 그 유닛 안에 있는 신생아는 출생 전과 후의 사이 기간에 임의적인 붕괴 없이 존재의 동일성(sameness of being) 안에서 잘 자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모든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와 함께 있는 캥거루 캐어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향후 정신적인 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경계선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의 수는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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