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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온 Apr 14. 2019

모두에게 좋은사람이 되고싶은가요?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이다.    

자공이 ‘고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하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여쭙자, 공자는 ‘옳지 않다’라고 하셨다. 다시 자공이 ‘모두 그를 미워하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여쭙자, 공자는 ‘옳지 않다. 이는 고을 사람 중 선한 자는 그를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자는 그를 미워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셨다.

사람을 논평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고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지만 고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런 판단을 공자는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공론을 거론하였다. 어떤 사회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으로 근본과 원칙이 없는 사람이다.    

사회에서 그리고 집단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각인되길 바랐다.

하지만 마음처럼 좋은 사람이란 타이틀을 얻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어려웠다. 때로는 잦은 갈등도 있었고 그런 관계 속에서 나를 미워하는 사람과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공자의 말씀대로 나의 실수, 부족함, 잘못을 선한 사람들은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용서해주지만, 악한 사람은 나의 흠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다.

악한 사람은 이기적이고 아집과 오만한 사람이자, 무례한 사람이다.

난 나의 소신껏 그런 무례한 사람들을 보면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를 높였다는 뜻은 부딪쳤다는 뜻이다. ‘좋은게 좋은거다’식이 아니라 아닌 건 아닌거고 사과 받을 일은 사과를 받아야하기에 갈등은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였다.

어떤 동료는 갈등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그 동료가 정말 인격적으로나 인품적으로나 훌륭하기에 관계에 있어서 갈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공자의 말씀을 들어보니 모든 사람과 잘 지낸다는 것은 악한 사람과도 적당히 타협하고 부딪치지 않으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통찰력을 기르지 못했다면 이런 사람이 계속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지냈을 것이다.

틀리고 잘못된 것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은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한 사람도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없지만, 강자한테도 약하고 약자한테도 약하면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세종대왕은 신하들과 많은 갈등을 갖고 지냈다. 연산군은 신하들과 아무 갈등 없이 지냈다. 이렇게만 보면 좋은 사람이자 잘난 사람은 연산군이지만, 역사는 세종대왕을 성군이라 부르고 연산군을 폭군이라 부른다.

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잦은 갈등을 안고 사는 것이다. 갈등이 있어야 개선이 되고 발전이 있다. 살아가면서 갈등이 없다는 건 소통을 잘해서가 아니라 못해서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다. 내가 미련하고 잘못해서 일어나는 갈등이라면 문제가 있지만, 상대방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로 일어나는 갈등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잘 이끌어가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들과 적당히 부딪쳐가며 지내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현자다. 아무 문제없이 두루두루 잘 지내는 사람보다 묵묵히 뒤에서 아닌 건 아니라고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들은 잦은 갈등을 안고 산다.

공자가 말하길 어떤 사회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선한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 악한 사람은 미련하고 이기적이 사람이다. 그런 공동체에서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악한 사람들과 부딪치지 마련이다. 싸운다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은 한다는 것이고 그 안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이 두루두루 부족하다는 것, 부족한 것을 잊지 않으니 배움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것.

글이란 겸손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미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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