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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이의 아재라이프 Feb 19. 2024

호랑이에게 배운 것

범 내려온다.

1. 前虎後狼 전호후랑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으니, 뒷문으로 늑대가 들어온다.



보통 사람들이 많이 쓰는 '귀신을 피하면 호랑이를 만난다.'와 같은 맥락인데,

내 입장에서는 '호랑이를 피하면 범을 만난다.'가 제일 적절하다.

(적절한 것 같다도 아니고 적절하다.)


강약약강의 양아치새 x를 다 피해 다녔더니,


강강약약의 태도로,

사람 마음을 본인 원하는 대로 주무르는 호랑이들이 득실댄다.








2. 虎穴虎子 호혈호자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



호랑이 소굴에 내 발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볼 때면,

재밌는 일이 많이 펼쳐진다.


오늘도 "인생 찍어먹어 보지 말라" 하시던데,

탕수육은 물론이고,

나는 오늘도 인생을 찍어먹어 본다.




남들보다 빨리 배웠으면,

다시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좋은 경험이었으면 더 좋고.







3. 狐假虎威 호가호위


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림.


호랑이는 소수무리를 이루어서 생활하나, 사냥은 각자 나간다.

호랑이 같은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생활한다.


호랑이는 고양잇과다.

등치만 컸지, 고기 먹여 배부르고 아늑하면 배 드러내고 눕는 건 똑같다.


호랑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여우같이 굴지 말고,

그저 내 옆에 머무름에 감사하며,

배불리 대접하고, 사랑 잔뜩 하면 된다.

나 또한 그 옆에 누워 배 뒤집고 만끽하면 되는 것이지 무서울 이유도 없다.


호랑이는 나를 보호한다.

항상 감사할 뿐.









4. 描虎類犬 묘호류견


호랑이를 그리려다 실패하여 개와 비슷하게 되었다.

높은 뜻을 갖고 어떤 일을 성취하려다가 중도에 그쳐 다른 사람의 조소를 받는 것을 비유.




첫 번째로,

높은 뜻을 가졌으면 그 목표에 맞는 노력과 시간을 퍼부어야 하고.


두 번째로,

깃발을 꽂았으면 정복할 때까지 포기는 없는 것이고.


세 번째로,

다른 사람의 조소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고,

나 자신에게 떳떳해야 한다.










5. 虎尾難放 호미난방


한번 잡은 호랑이의 꼬리는 놓기가 어렵다.




"술에 먹히지 말라."는 엄마의 말씀.

그다음부터는 내가 안전하지 못하다 느낄 때면,

남이 주는 물 한잔도 마시지 않았다.


술이 물같이 흐르는 비즈니스를 가진 남자들은,

술도 마약도 여자도 하지 않는다.

Self-control 능력이 뛰어나, (그래서 학력이 하버드)

매일같이 파티를 해야 해도 술에 먹히지 않는다.


큰돈이 흐르면, 술처럼 취하기 마련인데.

돈에도 취하지 않으며, 돈에 먹히지도 않는다.

팬티 벗고 달려드는 여자들도 취하지 않는다.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고파도 풀뜯어 먹지 않는다.


욕망에 취하는 자들은 내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책임지고 지켜야 할 것이 많을수록 Self-control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야 한다.


호랑이 꼬리를 잡되, 내려놓아야 할 때 과감히 내려놓는다.

할 수 있다.


"She's leaving the table.

Call a deluxe taxi.

Chloe, don't forget to take the water in the taxi."






매년 겨울, 스노보드 한 장 들고 고속도로타며 폭설을 쫓아다니던 시절도 끝인가 보다.

올해 정말 스키장 한 번도 못 갔는데..


꽃샘추위가 오고 나면 이 겨울도 정말 끝이다.


며칠 전 입춘이라더니, 서울에 봄비가 내린다.

그것도 아주 많이.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 하니.. (好雨时节)

범 그만 내려오고, 내 마음에 봄비나 촉촉이 내렸으면.







https://youtu.be/3P1CnWI62Ik?si=tAiDkVkVuYhi1ik9


이날치- 범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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