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의적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살 Jan 04. 2024

충주에서

야영장의 이른 아침
산맥의 음영이 고요히 걸려있다

전날의 야영夜影은
기쁨의 술잔에 흘려보내고

강바람을 이겨낸 몇 개의 단과만이
앙상한 곁가지에 조촐히 남아있다

물결은 잔잔히
나는 그보다 더 나직이
한 보의 섬이 되어 솟아오른다

도로 그리워질 것들을 두고
머물던 자리 고이 접었다

야영장의 이른 저녁
산맥의 낙양은 찬찬히 물들고

떠나간 빈자리엔
살펴보던 시선의 그림자만이
바위틈에 살며시 스미 남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