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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 18. 회른리

Switzerland Tour

by okayjjang

마터호른의 일몰과 일출(Matterhorn's Sunset and Sunrise)


체크인하고, 짧은 휴식으로 산행의 여독을 풀고, 선의 주도 하에 체르마트 뷰 맛집을 찾아 나선다. 매번 해 뜨는 시간과 해 지는 시간을 확인하는 건 선의 몫이다. 어느새 마터호른의 일몰과 일출이 멋지다는 정보와 함께 그 시간, 어디서 봐야 하는지 검색을 끝낸 모양이다.


이대로 잠들고 싶은 맘도 간절하지만, 함께 저녁 마실을 나가 체르마트 요기조기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묵직한 두 다리를 두드리면서 신발을 신는다. 워킹화 대신 샌들을 고른다.


일몰을 보기엔 살짝 이른 시간이라, 우리는 일단 예쁜 선물 가게에 들어간다. 선물 받을 사람을 머릿속에 그리고선 엽서도 뒤져보고, 컵도 들었다 놓고, 칼도 살펴보고 모두들 눈길과 손길이 바쁘다.


관광지답게 가게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체르마트에서의 뷰 명소, 키르히(Kirchbrücke) 다리에 도착한다.


Google Map: 체르마트 키르히(Kirchbrücke) 다리


지도상 Gornera는 산에서 내려온 빙하 녹은 물이 고르너 협곡을 지나 체르마트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시냇물(설마 강이라고 부르진 않겠지?)이다. 그 위로 놓인 키르히 다리에서는 마터호른이 한눈에 들어온다.


Google Map: 체르마트 키르히(Kirchbrücke) 다리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뷰 포인트로 소문이 난 덕분인지 옛날에는 없던 벤치도 놓여 있다. 폰을 꺼내 들고 마터호른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Zermatt: 뷰 포인트에서 마터호른 포커스 인 & 아웃


해가 질 시간이 가까워지니, 사람들이 하나둘 키르히 다리로 모여든다. 갤럭시 줌 기능 좋다.


Zermatt: 해 지기 전 마터호른


선명했던 산의 주변이 살짝 어둑해진다. 상현에 가까워진 달도 분위기에 제대로 일조한다.


Zermatt: 해지기 직전 마터호른 + 달


오, 해지는 순간 마터호른은 붉게 달아오른다. 재미있는 건 눈으로 보면 주변이 조금씩 어두워지는 느낌 정도인데, 카메라로 담는 순간 붉은색이 고스란히 담긴다.


Zermatt: 해 질 녘 마터호른 + 달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덕분에, 마터호른의 일몰을 선명하게 즐긴다. 멋지다.


Zermatt: 해 질 녘 마터호른


피곤을 무릅쓰고, 바깥으로 달려(뛰다(run)의 달리다가 아닌 매달려의 달려) 나온 보람 있다! 이 순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만, 우리 모두 참 유쾌하게 웃고 있다. 선의 순간 포착, 칭찬한다.


Zermatt: 키르히 다리 위에서, 우린 즐겁다


일몰 끝. 체르마트 시내도 어둑해진다. 우리는 천천히 숙소로 돌아간다.


Zermatt: 해가 진 체르마트 시내


잠들기 전, 선이 일출 시간을 알려 준다. 느낌에 눈 붙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나야 한다는 것 같다. 오늘은 홀로 자는 날! 새벽에 깨지 않을 테다.


여행 내내 새벽이면 시간 단위로 눈이 떠지기는 하지만, 일어나는 시간은 새벽 6시 정도로 맞춰 움직였다. 새벽 세네 시부터 일출을 보러 갈 사람들의 움직임이 들린 듯하다. 참 대단하오들.


희, 선, 현 세 사람은 씩씩하게 일출을 보고 왔다. 체력 방전된 은은 못 일어나고 말았다. 희에게는 이번 여행에서 첫새벽 마실이다. 마터호른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일까?


Zermatt: 마터호른 일출


일출은 일몰과는 은근히 다른 분위기다. 일몰은 한쪽이 불어진 다음 점점 어두워졌는데, 일출은 삼각뿔 전체가 환하게 밝아진다.


Zermatt: 마터호른 일출을 보러 간 씩씩한 3인


마터호른(Matterhorn) 일출의 장관을 보고, 사람들이 황금호른(Goldenhorn)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제법 어울리는 별명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몰에 한표! 해 뜨는 마터호른을 직접 못 봐서라고 토를 달지라도, 마터호른 선셋이 더 맛깔난다.


새벽 마실을 나갔는데 그냥 돌아갈 순 없지. 삼인방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체르마트 골목길을 순회한다.


Zermatt: 체르마트 시내를 다니는 작은 전기차 앞에서


꽃집 앞을 그냥 지나칠쏘냐. 에델바이스 탐스럽도다.


Zermatt: 체르마트 시내 꽃집 앞에서 만난 에델바이드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준비한다. 현과 함께 어제 봐둔 베이커리에서 빵을 두세 종류 산다. 이름은 몰라도 이 동네 빵다운 녀석들로 고른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도 두 잔 보탠다. 밥 먹고 싶은 사람은 밥 먹고, 빵 먹고 싶은 사람은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본래 아침 식사를 마치면 체크 아웃하고 기차를 탈 예정이었는데, 일정을 살짝 조정했다. 희, 선, 현, 은 네 사람은 체르마트 시내에서 못다 한 골목 투어 겸 쇼핑을 하기로 하고, 두 시간 정도 홀로 움직이기로 한다. 반가운 사람을 만날 참이다.


우리가 다시 만날 시간이 체크아웃 이후니깐, 나가는 길에 키를 반납하고, 짐을 다시금 창고에 잠시 맡겨두기로 한다.


자, 체르마트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즐겨 보세.


희와 선은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감동받았다는 후문!


산(山) 인연을 산(山) 동네, 체르마트에서 만나다


스위스를 오면서, 가족들에게만 다녀오겠노라 인사를 했다. 그러다 보니 클라이밍 하면서 만났던 산(山) 친구와 등산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연락 없이 체르마트까지 왔다. 당연히 친구들과 쌤들의 근황은 모르고 있었다. 사실 산행을 안 한 지도 너무 오래되었기에, 산(山) 사람, 산(山) 소식에 소홀했다.


융프라우를 보고, 마터호른을 본 김에 카톡으로 산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면서 소식을 전했더니, 박태원 쌤이 스위스에 있을 거라는 정보가 날아왔다. 15년 전, 몽블랑 등정과 마터호른 산행은 해외 원정 경험이 많은 박쌤의 리딩으로 이루어진 산행이었다. 스위스라면 시차도 없겠다, 바로 톡을 보냈다.


Zermatt: 박쌤께 그날 Real time으로 보낸 사진


답이 오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Zermatt: 박쌤으로부터의 답 톡 사진


체르마트에 도착한 어제, 쌤은 타쉬에 계셨다. 이번 원정은 타쉬에서 야영을 하고 있고, 마터호른 등정을 위해 오늘 아침에 체르마트로 들어온다고 하셨다. 어젯밤에 타쉬를 나갔다 올까 아주 잠깐 생각하였으나, 그 생각은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체력적으로 무리였다. 15년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쌤이 체르마트로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역 앞으로 나간다. 아침 식사용으로 먹었던 견과류 듬뿍 든 빵을 선물로 준비했다. 주먹만 해서 행동식으로 제격이다.


역전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근처 카페로 들어간다.

'오늘 커피는 제가 쏩니다!'


Zermatt: 박쌤과 체르마트에서 커피 한잔 1


등산학교 시절 함께 강사를 했던 민쌤이 마터호른을 등정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어필한 덕분에 시작한 해외 원정이란다. 민쌤은 꽤 여러 해 만에 뵙고, 박쌤은 안 뵌 지 일 년이 다 되어가지 싶다. 한국에서 뵐 때랑은 또 다른 맛이다. 15년 전 같이 야영하고, 산에 오르던 쌤을 체르마트에서 다시 뵐 줄이야~


살다 보니 반갑고 재미있는 일이 이렇게 또 만들어진다.


Zermatt: 박쌤과 체르마트에서 커피 한잔 2


오늘은 일단 회른리 산장까지 올라가실 참이란다. 여기가 어디? 체르마트. 인증 샷을 찍을 때 마터호른을 빼면 이 우연한 만남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 터! 마터호른이 보이는 각도에서 자리를 잡고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고 사진을 부탁한다.


Zermatt: 마터호른 등정 기원!


쌤들 신발주머니 안에 든 것은 이중화, 배낭에는 로프와 피켈은 기본. 보기만 해도 무겁다. 똑같은 걸 15년 전에는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 그지없다. 건강하게, 안전하게, 자알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전하고 헤어진다.


Zermatt: 마터호른 정상까지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그 이후, 세 사람은 마터호른 정상에 올랐다. 박수를 보낸다. 민쌤 소원 성취도 축하드린다.


Zermatt: 마터호른 정상에 선 3인(축하!, 2023


2007, 회른리(Hornli Hut)를 오르다


2007년 7월, 마터호른을 오르기 위해 처음 체르마트를 찾았다. 그때는 마터호른 등정을 위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회른리 산장까지 하이킹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도를 여러 번 들여다봐도, 그때의 등반 루트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 박쌤께 SOS.


https://www.matterhornparadise.ch/en


그때 우리는 체르마트에서 푸리(Furi)를 거쳐 슈바르츠제(Schwarzseee)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서, 거기서부터 회른리까지 걸어서 올랐다고 한다.


체르마트부터 회른리까지 걸어서 4시간 이상 소요되는 터라, 우리는 쉬운 길을 골랐다.


Google Map: Zermatt 發 회른리 산장 着


곤돌라를 타고 1차 푸리(Furi)까지 간 다음, 거기서 슈바르츠제(Shwarzsee)행으로 갈아탔다.


Google Map: Zermatt -Furi - Schwarzsee - Hörnli Hut


그리고 거기서부터 걸어서 회른리 산장까지 올랐다. 박쌤을 설명을 듣고 다시 지도를 보니 정말 그리 다녀온 듯하다.


Google Map: Schwarzsee - Hörnli Hut


설명과 사진으로 옛 기억의 퍼즐을 다시 맞춘다.


2007년 7월 22일 오전 8시, 체르마트 야영장에서 하얀 쌀밥 + 된장찌개로 아침 식사를 마친다. 오, 디저트에는 동네 마트에서 산 체리도 있다.


Zermatt: 체르마트 야영장에서 아침 식사, 2007


2002년 7월 22일 오전 9시,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산행을 준비한다.


Zermatt: 체르마트 시내, 2007


2007년 7월 22일 오전 9시 30분, 체르마트 야영장에서 출발하여 20분 정도 시내를 걸어서 이동한다. 도착지는 곤돌라 리프트 승강장(Zermatt Bergbahnen AG)이다.


Zermatt: 케이블카 루트, 2007


2007년 7월 22일 오전 10시, 곤돌라를 타고 푸리(Furi), 그리고 슈바프츠제(Schwarzsee)까지 간다.


Zermatt: Furi, Schwarzsee 가는 길, 2007


2007년 7월 22일 오전 10시 45분, 슈바르츠제 곤돌라 승강장 도착 후 산행을 시작한다.


Zermatt: 슈바르츠제 곤돌라 리프트 승강장 도착, 2007


12명이 각자의 속도로 마터호른을 오른다.


Zermatt: 슈바르츠제에서 회른리 산장 향해 출발,2007


야트막하게 피어 있는 들꽃은 어김없이 시선을 끈다.


Zermatt: 슈바르츠제를 출발하면서 만난 들꽃, 2007


중간중간 놓여 있는 빨간 의자는 그만 오르고 쉬라고 유혹한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에 있는 벤치, 2007


세상 휑한 곳에서 길 잃지 마라고 떡하니 나타난 이정표. 우리는 바르게 마터호른을 오르고 있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2007


바위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2007


고갯마루에 올라 구름이 걷히는 사이 산 사진을 찍어 본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2007


흐린 날씨 덕에 산 구경하기 쉽지 않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2007


앞장선 이는 시커먼 산 위에 작은 점으로 보인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2007


길도 사람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2007


우와, 여기서도 바위틈엔 들꽃이 있다. 참 기특하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 바위틈에 핀 야트막한 꽃, 2007


낡은 나무로 된 이정표. 가던 길 그대로 쭉 가면 회른리(Hornli)가 나온다고 알려준다.


Zermatt: 회른리 산장 가는 길에 만난 이정표, 2007


2007년 7월 22일 오후 1시: 회른리 산장에 도착한다. 쉬엄쉬엄 2시간 15분 소요.


Zermatt: 회른리 산장 도착, 2007


회른리 산장에서 마터호른 등반 지도도 구경하고, 점심을 먹는다. 메뉴는 오므라이스와 크림 스파게티. 배가 고픈 만큼 그릇은 바닥까지 깨끗해진다.


Zermatt: 회른리 산장 안에 있는 마터호른 루트 안내, 2007


산장 밖에서 마터호른 정상을 한참 바라본다. 구름이 당최 걷히질 않는다.


Zermatt: 회른리 산장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2007년 7월 22일 오후 2시 30분, 회른리 산장을 떠난다.


Zermatt: 회른리 산장으로부터 하산, 2007


하산길에도 틈틈이 마터호른을 바라보지만 쉽게 정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거참 야박하네.


Zermatt: 하산길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오, 점점 마터호른 정상이 드러난다. 한참 동안 구름이 사라지길 기다려 보지만, 삼각뿔이 아닌 삼각형이 최선이다.


Zermatt: 하산길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2007년 7월 22일 오후 3시 30분, 슈바르츠제 호텔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드디어 삼각뿔이 되어 간다.


Zermatt: 슈바르츠제(Schwarzsee)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구름의 장난질에 셔터를 멈출 수 없다. 마터호른 위를 감고 있는 구름까지 환상적이다.


Zermatt: 슈바르츠제(Schwarzsee)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구름의 난리 블루스는 한동안 계속된다.


Zermatt: 슈바르츠제(Schwarzsee)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마터호른 산행 기념 샷을 남긴다.


Zermatt: 슈바르츠제(Schwarzsee)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함께 오른 산(山) 친구들과도 기념 샷. 사실 나이로는 한참 어른들이지만, 같이 힘든 산행을 마친 동지들인 관계로 이번만은 친구로 통칭한다. (혹 너무 버릇없다 생각되시걸랑 말씀 주시어요. 바로 정정하겠습니다.)


Zermatt: 슈바르츠제(Schwarzsee)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2007


다시 곤돌라를 타고 체르마트로 내려와 산악인의 묘지 앞에서 잠시 쉬어간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나무 사이로 마터호른이 있다.


Zermatt: 키르히 다리 옆 Mountaineer's Cemetery(산악인의 묘지), 2007


2007년 7월 22일, 우리는 그렇게 회른리 산장을 다녀왔다. 마터호른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2007 vs. 2023


체르마트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은에게 사진을 한 장 부탁했다. 옛 기억에 이쯤에서 찍은 사진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찍고 보니 위치가 좀 다르긴 했다. 예전에는 체르마트 역 앞이었고, 이번에는 그보다는 조금 더 몇십 미터 남쪽이었다.


옷 입는 스타일은 그다지 차이가 없네.


Zermatt: 2023 vs.2007


박쌤 하고 회른리 산장에 찍은 사진, 이번에는 체르마트 시내에서 찍었다. 사진에 15년 세월이 묻어난다.


Zermatt: 2007 vs. 2023


그때 체르마트 시내 놀이터에 있던 놀이기구가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였다.


Zermatt: 체르마트 시내의 놀이터, 2007

그 놀이기구가 지금은 한국에도 있다.


경기도 모처 (某處) 놀이터, 2023


호른(horn) 이야기


마터호른(Matterhorn), 로트호른(Rothorn)이라는 산 이름을 보면서, 호른(horn)이 '뿔'의 의미일 거라는 건 짐작했다. 사실 산 모양도 뿔처럼 생겼다. 어원이 궁금해서 chatGPT랑 이야기 좀 나누었다.


스위스 독일어 및 기타 게르만어에서 호른(horn)은 일반적으로 '뿔(horn)' 또는 '봉우리(peak)'의 의미가 있다.


마터호른은 독특한 피라미드 모양으로 유명한 스위스 알프스의 상징적인 봉우리 중 하나이고, 마터(Matt)는 '초원(meadow)' 또는 '들판(field)'을 의미하는 독일어 'matt'에서 파생되었을 수 있으므로, 마터호른의 이름은 '초원 봉우리(meadow peak)' 또는 '들판 봉우리(field peak)'의 의미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로트호른(Rothorn)은 독일어에서 빨간색을 의미하는 'Rot'를 사용하였으니, '빨간 봉우리(Red Peak)'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럼, 체르마트(Zermatt)의 'matt'는 마터호른의 'matt'와 같을까, 다를까 궁금해서 확인해 봤더니, 그 어원은 같지 않다고 한다. 체르마트는 별도의 어원이 있으니 엉뚱한 데 갖다 붙이지 마라고 한다. 체르마트의 어원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지리적인, 문화적인 여러 가설이 있어, 하나만 꼭 집어 이야기할 수 없다.


아, 붉은 뿔인 로트호른(Rothorn)은 블라우헤르드(Blauherd)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해발 3,103m 높이의 봉우리인데, 지금은 그 라인은 한시적으로 폐쇄했다고 한다.


또 하나, 회른리(Hornli). 여기도 호른(Horn)이 있다. hornli = horn + li. 호른은 본 의미 그대로 '뿔' 또는 '봉우리', 'li'는 작거나 작은 것을 나타내는 축소 접미사로 자주 사용된다. 따라서 'hornli'를 '작은 뿔' 또는 '작은 봉우리'의 의미로 보는 것은 타당하단다.


스위스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호른 또는 회른리라는 이름의 지명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우고 간다.


스위스, 잠깐 안녕


다시 모여 체르마트 역에서 타쉬 행 기차를 기다린다. 이번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보이지 않아, 차분한 느낌이다. 15년 전에는 없었던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 한국 사람들이 체르마트에 많이 오나 보다.


Zermatt: 체르마트 역


캐리어 위에 앉아서 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가벼운 사람의 특기라 여긴다.


Zermatt: 체르마트 - 타쉬 기차를 기다리며


타쉬(Tasch) 역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주자비를 정산하고, 우린 프랑스로 떠난다.


Tasch: 타쉬 터미널에서 프랑스 샤모니로 떠나기 전


I think...


옛 기억의 퍼즐 맞추기, 재미있다.


체르마트를 다시 찾겠으나, 어떤 형식의 여행이 될 지는 가늠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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