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다. 고산 트래킹
오늘은 투어를 다녀와서 바로 나이트 버스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는 날이다.
새벽에 출발하는 투어라 남들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서 짐을 싸고 얼리 체크아웃을 한 뒤 투어 버스에 올라탔다. 가이드가 버스에서 투어 관련 설명을 하는데 스페인어로는 엄청 길게 하는데 영어로는 매우 심플하게 끝내더라… (스페인어 한 5분이면 영어로 1분)
스페인어를 잘 모르지만 대충 나오는 단어들을 조합하면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설명을 하는 것 같았는데 영어로는 간단한 지역 소개만 해줘서 아쉬웠다.
트래킹의 시작은 푸른 초원을 걷는 걸로 시작했다.
곳곳에 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는데 알프스 중턱에 있을 법한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높은 고도로 인해 조금만 걸어도 힘들었다. 생각보다 가파른 경사도 있었고 날씨도 오락가락해서 맑고 화창하던 날씨에 우박이 내리기도 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보이긴 했지만 포기하진 않았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설산에 둘러싸인 69호수를 볼 수 있었다. 올라온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그곳에 오래 있진 못했다. 급격한 체온 변화 등으로 고산병 증세가 세게 오는 바람에 금방 다시 하산을 해야만 했다. 내려가는 길도 올라온 길만큼 힘들었지만 끝까지 도움받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오늘은 컵누들과 참치캔 그리고 쿠스퀘냐!!! 로 저녁을 먹었고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빠르게 짐을 챙겨 버스터미널로 출발했다.
사실 이때도 구글 지도의 문제인지 내 눈의 문제인지 버스 터미널 위치를 잘못 찾아가는 바람에 예약한 버스를 놓칠 뻔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탑승했던 기억이….
생각해보면 이때부터 조짐이 있었던 것 같다. 이후에 버스나 비행기를 놓칠뻔한 적은 수두룩 했고 결국 비행기를 놓치는 사건도 있었지…
투어 끝나고 쉬지도 못하고 바로 다른 도시로 떠나는 게 아쉬웠고 여유로운 여행이라는 컨셉에 맞지 않았지만… 아직 여행 초반이라 가능한 일정이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이렇게 남미 첫 여행 도시, 와라즈에서의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