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별 일상 기록기 - 12월 2주차
[이번 주 BGM : edbl - Table for Two(ft.Bran Mazz, Tilly Valentine)]
1.
날이 추워지니 일어나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특히 이번 주는 올해 (필자가 직접 본) 첫눈이 내릴 정도로 겨울이 한층 다가왔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끔 고양이가 옆에서 같이 누워있는데, 그럴 때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몇 분 동안 늦장을 부린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잠깐씩 따끈따끈한 고양이 배에 손을 구겨 넣곤 말랑따끈한 배를 두고 출근해야 하는 삶을 짧게나마 애도한다. 그래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지각 개념이 있어서 이렇게 몇 분 늦장 부리는 걸로도 지각을 할 수 있어서 가급적 자제하곤 했는데, 지금 회사는 유연근무제라 타협 가능할 정도의 늦장을 부릴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뒹굴거릴 때마다 출근하지 않는 삶을 꿈꾸는 건 변하지 않는 거 같다.
2.
이번 주는 월요일 아침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데 금요일 오전에는 오쏘몰(비타민)의 힘을 빌릴까 말까 고민하기도 했다. 일주일의 시작을 불안정하게 시작하면 그 주 내내 알게 모르게 계속 피곤함을 느낀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피곤함을 무릅쓰고 이번 주 화요일에 열렸던 한국과 브라질의 월드컵 16강 경기를 보고자 했지만 결국은 못 봤다. 잠깐 잠들기 전에 동생한테 3골 이상 지는 상황이면 깨우지 말라고 조건을 걸었는데, 아뿔싸 전반전에 4골이 먹히면서 그대로 꿀 수면을 했다. 엄마가 말하길, 동생이 “그렇게 그녀는 꿀잠을 잤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며 전반전 직후 잠을 자러 갔다고 하더라. 그래도 백승호 선수님의 멋진 중거리 슛은 일어나자마자 녹화된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었다.
한편, 월드컵 전에도 알곤 있었지만 새삼 손흥민 선수님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멋지다는 걸 자각하게 되었고, 얼마 전부터 19년도에 찍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한평생을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삶이란 저런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 같다. 역시 자고로 멋있는 사람 덕질이 최고지(?)
3.
이번 주엔 직장에서 받은 첫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팀장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전 회사는 첫 평가를 받는 해에 퇴사를 했는지라 대학교 졸업 이후로 오랜만에 받은 성적표였다. 다행히도 같이 일했던 동료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분에 나름대로 뿌듯한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과연 올해 연봉협상은 어떻게 될지 약간의 기대를 하며…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좀 더 뚜렷하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4.
겨울이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나와서 매주 좋아하는 카페에 출몰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픈 동생의 케이크 심부름(이라 하고 돈도 내가 내고…)을 한다는 핑계로 카페에 왔다. 감사하게도 사장님이 딸기 케이크 하나를 서비스로 주셨다. 저번에 동생과 같이 왔을 때도 한번 주신 적이 있는데 이렇게 또 주시면 너무 감사하게 잘 먹겠습니다! 친절하고 상냥하신 사장님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케이크를 사 먹어야겠다.
5.
사무직의 적은 거북목과 굽은 어깨라고 생각될 정도로 정말 빠른 속도로 온몸이 굳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젊음으로 이러한 몸의 변화를 방관하기에는 온 몸이 쑤셔서 지난주 일요일부터 미뤄둔 운동을 시작한다고 집구석에 박혀있던 닌텐도 링피트를 꺼냈다. 링피트는 운동을 하면서 몬스터를 물리칠 수 있는 게임으로 필자처럼 게으른 사람들도 한 판 정도는 깨야겠다는 생각으로 10분~20분 정도는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게임이다. 이번 주에는 몬스터 왕하고 대결을 했는데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둘 뻔했다. 하하하하.
6.
이번 주도 어김없이 드로잉 수업을 갔다. 지난주에 그리다 말았던 꽃 한 송이를 완성했는데 선생님한테 색연필로 잘 그린다고 칭찬받았다! 슬슬 기초 드로잉이 끝날 것 같아 다음번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구독해둔 오일파스텔 유튜브를 봤다. 기초를 배우면서 다양한 색을 조화롭게 얹어가는 게 어려우면서도 재밌다고 느꼈는데, 이러한 부분의 진수를 보여주는 게 오일파스텔인 거 같다. 초보자가 하기엔 잘 그리기 어려운 도구인 거 같지만 일단 긍정적인 마음으로 후보군에 올려두려고 한다.
7.
마지막으로 오늘은 친한 지인과 점심을 먹은 뒤 운 좋게 커잘알 지인이 내려주는 게이샤 드립 커피를 마셨다. 게이샤가 비싼 원두라는 정도만 알지만 나름대로 맛있는 커피를 구분할 정도는 되는데 오늘의 드립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필자의 지인 중 그 누구보다도 진하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지인인데, 언제 만나도 적어도 하나씩은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사람이다. 오늘은 요즘 유행하는 방식으로 드립 커피 내리는 법에 대해 배웠다. 적당한 쉼을 가지고 올곧게 내림으로써 온전한 커피의 향을 담아가는 것.
적당한 쉼 말고 푹 쉬고 싶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