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미국은 세계의 빅브라더!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순환근무의 마지막인 세 번째 모니터링 룸(Game room)의 일과는 벚꽃 축제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때 즈음 서쪽 알링턴 국립묘지의 푸르름과 포토맥 강변과 그 건너 워싱턴 DC의 푸르름은 1990년을 시작하는 봄의 전령사들이었다.


세 번째 모니터링 룸(Game room)의 주 업무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룸에서 분석된 정보와 기타 부서들 간의 공조로 종합된 정보를 기준으로 전략 및 전술의 분배 등을 통합 관리하는 업무였다. 내용의 대부분은 해군 항모전단의 위치와 이동 경로 그리고 공군의 훈련 항공기 위치와 항공 부대 배치 및 전력에 대한 숫자와 내용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비쳤다.


전면 대형 스크린에는 십여 대가 넘는 모니터들의 영상들이 규칙적으로 때론 불규칙적으로 비치고 가끔은 모든 모니터들의 내용들이 합쳐진 하나의 영상이 비치고 있었다. 그 모니터들 중 하나는 CIA와 공조하는 내용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선의 실시간 입출항 내용과 항적 기록이었다. 세계의 모든 원유 거래 및 수송은 CIA가 관장한다. 원유 거래 수단은 달러, 유로화이며, 불필요한 일정량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여 대상 국가 정부에 항의하거나 경고를 주고 있었다. 원칙적이고 통상적인 거래가 의심될 때에는 군사 작전을 핑계로 출발항으로 돌려보내는 일 까지도 서슴없이 행하였다. 전 세계 금융시장과 원유 거래를 미국의 통제하에 두고 싶은 것은 군사력과 함께 세계를 조절하고 싶은 미국의 본심이며, 힘이었다.


세 번째 모니터링 룸에서는 ‘Game room’이란 별칭처럼 가끔 실전을 전제로 하거나 실전과 같이 훈련 후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지역과 상황에 따른 가장 적합한 전술 및 지원 방안을 위한 훈련을 하였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최대의 피해를 주기 위해 공군과 해군이 보유한 전략무기들의 현재 위치에서의 이동거리와 상황에 따른 사용 무기의 적정 사정거리와 목표물까지의 소요시간 등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룸 전체 모니터에 나타났다. 그리고 목표물이나 지역의 현재 상황 이미지는 정찰 위성으로부터 실시간을 보내지는 것으로 별도의 대형 모니터에 보이고 야간이나 해당 지역에 구름으로 인한 카메라 촬영이 불가할 경우에는 지형과 지물의 윤곽 이미지로 대신하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니터링 룸에서 종합된 정보가 세 번째 모니터링 룸에서 합쳐져 전체 모니터에 나타나는 방식이었지만 모니터링 첫 번째와 두 번째 룸을 경험한 내가 분석할 수 없는 내용들이 전체 화면에 보이는 것을 확인한 순간 우리와 같은 또 다른 분석팀들의 내용들이 합쳐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정보 수집처가 존재하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어쩌면 우리도 그들 중의 하나(One of Them)이란 생각에 최종 정보를 보고 싶은 욕구도 있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난 외형적으로 이방인이었고 본인들 생각의 주류(majority) 입장에서는 경계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정보’란 수준에 따라 로우(raw) 데이터부터 시작되는 ‘사실' 또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나 특정 기기로부터 수집된 수많은 1차적 정보들을 이용하여 특정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 인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전달한 결과이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제공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내용과 능력은 인간이 부여한 명령에 한한 것이다. 그러기에 그 결과를 끝까지 믿을 수 없어 인간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인증을 거쳐 최종 결론은 인간이 내리는 것이다. 그렇게 수집할 수 있는 1차적 정보들의 양과 질이 그 나라의 국력이었고 당시 미국은 최고의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 기술력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 누군가는 더 많고 자세한 정보들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 무엇인들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1990년 근무했던 시절을 바라보면, 미국은 이미 정보 수집, 분석, 활용, 적용, 행동, 결과, 대안 마련 등의 모든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각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결정권자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결정권자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한다.

아마도 지금은 1990년 내가 모니터 룸에서 했던 그 모든 일들을 AI가 할 것이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결정권자들에게 제공될 것이며, 그들은 세계를 실시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세계의 빅브라더 (Big brother)라고 생각한다.


keyword
이전 06화51. 모스크바의 맥도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