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미 CIA 근무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파견 근무 지시가 최종 확인된 후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위치한 CIA로 갔다.


다행히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에서 펜타곤 보다는 멀었지만 이사를 안해도 된다는 것은 많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포토맥강 옆으로 나있는 G.W.메모리얼 파크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 숲속에 위치한 CIA본부는 6~7층 건물로 초기에 세워진 건물과 신축건물을 이어 하나의 거대한 단지를 민들었다. 두 건물을 연결되는 곳에 식당이 위치해 편리하였고 무엇보다 펜타곤 보다 작은것이 마음에 들었다.


업무는 같은 위성정보 분석이라 특별한 교육은 받자 않았으나 출입증과 건물 사용 및 기타 준수사항에 대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내가 근무할 사무실로 안내 받았다. 근무할 사무실은 본부 건물 뒤쪽에 위치한 신축 건물 사무실 3층에 위치한 국방부 협력부서였다.

CIA 건물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익은 얼굴들이 있었다. 2년전 처음 펜타곤에서 교육을 받을때 함께 참석 했었던 세명의 장교들이었다. 그들도 나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였다. 그 장교들과 나를 포함하여 국방부 출신들은 모두 여덟명 그리고 CIA출신 열두명 총 이십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햇빛이 들어오는 사무실이 어찌나 반갑던지 우선 그 사무실 헤드에게 인사를 하러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사십대로 보이는 예리한 눈빛의 몸관리를 잘한 백인 남자였다. HR로 부터 추천을 받았다는 말과 함께 펜타곤에서 했었던 만큼 해달라는 지시와 나를 팀원 모두에게 걸프 전쟁을 수행할 물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전쟁 영웅이라고 소개 시켜 주었다. 팀원들은 박수를 치며 ‘와우’하며 소리를 질러 댔고 헤드는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싸인을 하며 조용해지자 CIA 자금 백만불을 쓴 사람이기도 하다고 하자 모두 ‘우우'하며 야유의 소리를 냈다. 모두들 웃으며 나에게 다가와 ‘Welcome aboard’ 즉 함께 일하게 된것을 환영한다며 자신을 소개하고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나와 관련된 정보를 언제 부터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궁금하였지만 어차피 이 세계에서 나와 관련된 모든 사항들은 100% 노출이라고 생각하였기에 함께 웃으며 손을 들어 모두에게 인사를 하였다.


이제 나의 또다른 삶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업무의 유형은 그리 다르지 않았으나 사용하는 컴퓨터의 사양과 F키의 기능이 조금 달랐다.

펜타곤에서의 유입 정보가 세계의 군사적인 내용이 전부였다면 이곳에서의 유입 정보들은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정보들이 이라고 보면 될것 같았다. 그 정보 내용들을 기준으로 군사적 개입이나 행동의 필요성 등을 분석하는 일이었다.


펜타곤의 정보 유입 경로는 NRO와 NSA가 주를 이루고 필요에 따라 CIA의 정보를 공유하였다면 CIA는 NRO와 NSA 정보에 자체 위성과 지상 요원들이나 정보원들로 부터 들어오는 모든 내용들이 총 망라된 정보들로 영상, 이미지는 물론 문서까지 다양하였다.

이 부서는 1992년 3월에 정식으로 발족 될때 까지 테스트 기간을 거치면서 팀원들의 변동이 있었지만 유입 내용과 수준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각 부서들간의 시스테적인 호환을 위한 테스트로 인해 기술적인 문제들이 자주 발생하였고 상호간 커뮤케이션 시스템까지 맞추는 일차 버전이 끝난것이 2월 말쯤 이었다.


모든 시스템 안정화가 마무리 되어갈 때쯤 특수한 기구들을 설치하는 기술자들이 사무실로 와 이런저런 장치들을 설치하고 갔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유리창틀에 무엇인가를 설치하였고 리모트 콘트롤을 조정하자 내부 유리창이 어둡게 변하며 마치 커튼을 친 것처럼 사무실 내부가 어두워졌고 유리창들 중 몇개는 대형 스크린 처럼 각종 정보들이 나타났다. 사무실의 두면은 모두 유리창으로 우리는 외부가 보였지만 외부에서는 우리를 볼 수 없는 특수한 유리창인 것은 알았지만 천장에 부착되어있는 빔 프로젝터 같은 기계가 영상이나 이미지들을 비춰주고 있었다. 유레카였다. 펜타곤의 지하 모니터링 룸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준의 시설이었다.


하긴 CIA의 연간 예산은 숫자상으로는 정하여져 있지만 의미 없는 숫자일뿐 실제 예산과 근무 인원은 극비 사항이다. 이라크에서 내게 건넨 백만달러도 예산에는 없는 돈이기에 내게 사용 근거를 남기라는 등의 요청사항이 없었다. 워낙 태생부터 비밀스럽던 조직이라 무어라 확정하긴 힘들지만 내가 파견 되었을 당시 총 6개의 부서로 운영되었으며 내가 속했었던 ‘D4’는 속칭 ‘작전국’이라 불리던 ‘Operation’ 파트 였었다. 냉전 종식과 더불어 CIA의 위상과 능력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과거 수십년간 지역별 상황별로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은 돈이나 시간으로 복구될 수 없는 자산이었기에 그 누구도 간과해서는 안될 그들만의 리그였다.(Their Own 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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