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미 정보 업무에서 퇴출- I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한국 비밀 작전 무사히(?)에서 돌아온 후 랭글리 Company에서의 삶은 사실 무미건조라는 표현을 사용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특이한 사항들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CIA나 펜타곤 입장에서 나에 대한 효용가치가 감쇠되어가고 있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동양인으로 미국 내 나의 법적 위치에 대한 변경 사항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을 두 조직에서 굳이 나라는 존재를 본인들 입장에서 그 많은 혜택을 부여하면서까지 고용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고 다만, 내 경험상 내가 파악하고 기억하고 있었던 미국의 기밀 사항들에 대한 수준 대비 나의 고용 기한을 고민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94년 가을 인사이동과 함께 나는 로스앤젤레스로의 전출 명령을 받았다.

미국에 온 후 동부 쪽에서만 생활해 오던 내게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의 전출은 그리 탐탁지 않은 일이었다.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문화 자체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정보 계통에서 로스앤젤레스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던 곳이었다.


내가 전출 명령을 받은 곳은 TRW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신용정보회사로 알고 있을 것이다.

1960년대 말부터 기업 및 개인 신용정보를 축적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로 개인에 대한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TRW의 개인 신용 정보 보고서를 기준으로 신용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 분야는 회사의 일부분으로 미국 최초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회사이며 항공우주기술 개발을 비롯한 국방과학 분야가 주된 회사로 1970년대 20개 이상의 첩보위성을 발사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회사이다.


말 그대로 개발이 주인 회사이지 나와 같은 분석 담당이 참여할 업무가 없는 회사였다.

미국 조직에서 업무 할당을 안 하거나 관여 없는 곳에 보낸다는 것은 ‘이제 너와 나의 관계는 여기까지’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 통보를 할 경우 일반 회사 조직에서는 고소를 할 수도 있겠지만 나와 같은 경우 특수한 고용계약으로 고소는 할 수 없겠지만 기밀내용들을 거래할 수도 폭로할 수도 있기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말 그대로 적당한 시기에 스스로 알아서 그만두기를 바란다는 너와 나 모두 연착륙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그들 입장에서 그동안 고생했으니 날씨 좋은 캘리포니아에서 즐기다가 조용히 스스로 사표를 내면 되는 것…..


출처: https://www.holdenluntz.com/artists/julius-shulman/trw-building-los-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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