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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울 Jun 17. 2019

불면증 안녕.

 나만의 불면증 치료법 대공개

잠이 안 오면 엄마가 끓여주던 따뜻한 우유.

마시면 배가 뜨뜻해지면서 온 몸에 긴장이 풀리고 눈이 스르륵 감겼던 게 떠오른다. 하지만 그것도 내성이 있나 보다. 독립 후 혼자 자는 게 어색해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는데 그때처럼 우유를 끓여먹으니 이상하게 정신이 더욱 또렷해지면서 시리얼까지 말아먹어버렸다.

젠장 아침이다.

불면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다음 날 중요한 약속이 있을수록 긴장이 돼서 그런지 더욱 잠이 오지 않았는데, 중요한 발표 전날, 좋아하게 된 사람과의 데이트 전날 등. 새벽이 될수록 정신은 더욱 또렷해졌다. 기적처럼 오후 10시에 잠이 드는 날엔 원래 잤던 시간이 아니란 걸 몸이 어떻게 알았는지 애매하게 새벽 2-3시에 눈이 떠졌고 불면증을 고치고 싶은 마음에 암막 커튼, 수면안대, 운동 등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아침을 포기한 채 새벽 시간대에 나에게 빠져들었고, 난 망가져갔다.


사람이 오후 8시 이후에는 감성적으로 변한다는 말은 진짜였다. 답도 없는 것에 허덕이는 새벽들이 지나니 성격은 점점 다크하게 변해갔고 건강도 안 좋아졌다. 피부는 물론이고 음식을 소화시키기도 어려운 지경까지 오고 나니 친구들은 진지하게 시차가 다른 지구 반대편에 가보는 게 어떠겠냐는 제안까지 했다.


하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건 없다.

몇 년간 불면증에 좋다는 모든 걸 해봤고 나에게 맞는 방법들을 발견해 기적적으로 고쳤다. 결정적으로 제주도 여행 중 요가 프로그램에서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들이 제일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나만의 불면증 치료법을 알려주겠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기

생각보다 우리의 근육은 많이 긴장되어있다. 무의식 중에도 많은 근육을 사용하는데 가장 쉬운 예로 얼굴 근육에 집중해보라. 나도 모르게 어금니 쪽이나 미간근육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을 느낄 것이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얼굴 > 가슴 > 허리 > 다리 > 손가락, 발가락 순으로 살짝씩 뒤척여주며 근육들을 풀어보자. 긴장을 풀기 위해 천천히 심호흡을 해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이렇게 모든 긴장이 풀린 채 잠에 들면 더욱 깊이 잠들어 수면 리듬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들숨 날숨에 집중하기

잠이 안 올 때 대부분의 이유는 생각이 많아서다.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탓에 혼자 '생각하지 말자.'를 반복하는데, 오히려 생각은 없애려고 할수록 더욱 생각이 난다. 차라리 이럴 땐 다른 생각으로 돌린다. 바로 내 들숨과 날숨에 말이다. 물론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친구 중 하나는 이게 효과가 있어?라고 한 후 정확히 5번을 반복했는데 곯아떨어졌다. 방법은 간단하다. 숨이 콧속을 지나 폐에 도착하고 다시 코를 통해서 나오는 과정에 집중하며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쉰다. 깊게 집중하다 보면 콧속에 코털까지 살랑거리는 기분이 드는데, 그럴 땐 드넓은 초원의 풀이 살랑거리는 것을 상상하며 자신의 들숨과 날숨에 집중한다.



항상 같은 영상 또는 음악 듣기

뇌는 무섭도록 규칙적이다. 파블로의 개가 종이 울리면 밥을 먹듯, 잠이 드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알려주면, 자연스레 같은 부분에서 잠이 든다. 참고로 난 적적할수록 더욱 예민해져 살짝의 화이트 노이즈가 있어야 하는데  '효리네 민박' 같은 고요한 리얼리티 방송을 틀어놓거나 '윤종신'의 옛날 발라드들을 들으며 잠이 들면 무섭도록 같은 부분에서 잠이 든다. 난 이 방법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유는 좋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특히 '효리네 민박'에서 나오는 소리들을 듣다가 잠이 들면 꿈에서 제주도 여행을 할 수 있다. 단, 이것을 할 때는 소리 때문에 수면 리듬을 방해할 수 있으니 예약을 30분-1시간 정도 걸어놓아야 한다.


Good night

누구에겐 너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난 이 방법들을 매우 신뢰한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규칙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나의 수면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잠 조절을 성공했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이 글을 읽고 모두가 행복한 꿀잠에 들기를 기원해본다.

잘 자요~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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