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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Emilia Moment Sep 08. 2024

종오소호: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오늘하루영감문장


공자가 말했다. “부라는 것이 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내 비록 마부의 일이라도 하겠지만, 구한다고 해도 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종오소호 從吾所好).”

-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 제11장





2500년 전, 공자의 고민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허나 그의 명쾌한 답은 말의 논리만큼 쉽고 간단히 적용 가능하지 않다는 게 여전한 고민이다. 이론과 실제의 간극...


부와 명예까지는 아니더라도 생계의 해결과 물질적으로 조금은 나은 삶에 대한 바람도,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며 정신적으로 만족하는 삶의 추구하려는 갈망도. 모두 내 것이지만 마치 물과 기름처럼 한데 섞이질 못하고 계속해서 삶을 분리시킨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2500년도 넘은 오래된 결론 앞에서 결단을 향한 발걸음은 느리고 더디기만 하다. 현실은 족쇄일까 핑계일까. 끊임없이 옛 성현에게서 명쾌한 답을 구하내겐 자기 확신을 위한 응원이 필요한 걸까. 확신의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자기 체면이 필요한 걸까.


어쩌면 내내 주저한 그 결단이, 실행의 한걸음이 물과 기름을 한데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가 되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긴 고민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고, 답은 생각 속이 아니라 많은 경우 실행 속에서 우연히.구해지는 것이기에.


그러니 이제 긴 생각과 주저함과 고민은 그만. 계속 발걸음을 옮기자. 걸으면서 생각하고, 걸으면서 고민하고, 걸음 속에서 답을 구하자.


그리고 이 네 글자를  주문을 외듯 외워보자.



종오소호(從吾所好)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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