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물주는 글쓰기' 15일차
자주 하는 말 중에 “그냥 해”, “귀찮아”, “배고파”가 순위를 다투는데 “귀찮아”, “배고파”는 허공에 날리는 혼잣말이지만 “그냥 해”는 나뿐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제일 자주하는 말인 것 같다.
초창기엔 시작을 잘 못했다. 시작을 안 하니 실패도 없다. 그러나 해야 할 일, 시키는 일을 할 수 밖에 없고 실패는 당연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그때부터는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나에게도, 주변에도 “그냥 해”라는 말을 하게 됐다. 당시엔 실패가 나에 대한 평가라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사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처음 하는 사람이 실수 없이 잘할 수가 없는 건데 말이다.
그때부터 과정의 힘을 믿었다. 결과를 걱정하기 보단 일단 해보자. 결과가 좋으면 좋은 거고, 안 좋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그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으니까. 근데 이제 시작하는 후배들에겐 그게 쉬울 리가 없다. “그냥 해”가 ’라떼는 말이야‘ 로 들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