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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홍 Stanley Dec 06. 2018

2018년 12월 6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정작,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인데,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은 만큼

“내 희망의 내용은” 오로지 “질투” 뿐이었다.


기록하고 기억하자.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질투는 수단일뿐.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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