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진료 후기를 들려줄게
내 가좍들은 트위터의 스페이스(이하 스페)라는 기능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인데 쉽게 그룹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끊임없이 소통한다.
우리 가좍은 100명이 넘는 대가좍이다. 그 많은 구성원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아마 1등은 “이번 진료는~” 일 것이다. 이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말이 끊기지 않는다. 그냥 주제 무한 생성 치트키이다.
스페에서 우리는 각자 진료받으면서 선생님에게 했던 이야기, 받았던 피드백, 나의 느낌들을 이야기한다. 내 가좍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내 진료때 하고 싶은 이야기의 영감을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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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나는 이제 양극성장애이서 장애 정도에는 해당되지 않을 만큼 좋아졌대
이제 기분 변동이 오는 주기를 잘 주시하면서 지켜보면 좋을 것 같대
최근 내 가좍이 들려준 이야기 중에 가장 기쁜 소식이 아닐까 싶다. 아삭이는 7년간 양극성 장애에 시달렸다고 한다. 타고난 기질과 어릴 적부터 있었던 ADHD까지 더해졌다. 병을 앓아오면서 친구를 떠나보낼 뻔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미안할 일도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무려 7년 만에 안정기를 찾은 것이다. 요즘의 삶이 너무 평온하다고 말하는 그녀가 대단했다. 극복계를 운영하며 그녀가 얼마나 다양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적어가서 그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어
두 번째로 기뻤던 이야기는 다을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의사에게 말을 하고 돌아온 날이면 유난히 더 힘들어질 때가 종종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태를 전하고,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메모해 갔다고 한다. 진료 시간에 그걸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전부 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상당히 뿌듯했다. “적어간 다음 보고 이야기해 봐”라고 권해준 게 나였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스페에서 진료 내용을 서로 공유한다. 이번 진료는~ 으로 시작하는 대화들 말이다. 이제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보다 진료 후기가 더 재미있을 정도이니 우리 삶에서 병원 진료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말해 뭐 할 것인가.
월요일엔 아삭이와 다을가 병원에 다녀왔으니. 화요일인 오늘은 내 차례다.
나는~ 내 이번 진료는~을 이야기하기 위해 오늘도 신나게 스페를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