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쓰기 모임을 하나 참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친한 분께서 권유해주셔서 같이하게 되었는데, 지난 주에 쓴 글 여기에도 남긴다(글이라기 보단 메모..). 아끼면 뭐 되니깐. 이번 주 글이나 쓰러가야지..
[8월 2주차 생각짬뽕 믹스테잎]
1) 배달 음식 받으려고 뛰쳐나가다가, 미련하게도 문에 발가락을 찧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이는 부위인데, 이렇게나 아플 줄이야. 과장 좀 보태서 내 인생 고통 Top3 정도 되는 것 같다. 겨우 발가락인데, 겨우.
2) <달과 6펜스>의 작가인 서머싯 몸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 말했다. 매일을 반복하는 행동이라면 개인의 철학이나 관념같은 것들이 묻어나올 것이라는 의미. 나 역시 22년 12월부터 매일(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 아니, 한 5번만 빼고) 해온 디자인 작업이 하나 있다. 다행히 성과도 좋은 편. 그 작업들에도 내가 묻어있으려나.
3) Love your life, Do your job. 어제 새롭게 세팅한 나의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 이름. 벌써 8월이지만, 올해가 끝날 때까진 이 두 가지만 생각하고 싶다. 장르는 짬뽕. 그래도 여기에 내가 묻어있다.
__Do your job에서 job은 직업/일만 의미하는 건 아님!
4) 최근에 프로덕트 하나 맡게 되었다. 왜 저렇게 밖에 못하나 싶었는데, 내가 맡게 된 이후로 귀신같이 지표가 빠진다. 맙소사. 당분간은 철면피 모드로 꾸준히 하는 수 밖에.
5) 에릭 로메르의 영화에 빠졌다. 사실 빠졌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인 게, 그의 영화를 한 편 밖에 안 봤다. 에릭 로메르가 한 말인데, 썩 맘에 든다. ““나는 사람들의 행동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행동이 아닌 생각을 담은 영화를 만든다.” 근사하다. 그래, 뭐든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디에 관심을 두냐의 문제다.
6) 몇 일 전 미국주식장이 폭락했다. 신이 주신 계층이동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회를 주셨음에도, 나에겐 담력이 없었다.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잘~만 돌아가더라. 신분상승은 다음 기회에. WTH
7) 두 달 전 나고야 여행에서 받았던 인상인데 -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일본 사람들은 대화를 계속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들은 리액션이 너무 훌륭하다.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게 만든다. 액션->리액션->액션.. 체인 리액션.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고, 이어가게 만드는 마법같은 연쇄 작용.
8)유머는 어디에서 오는가? 두 가지 인 것 같다. 나를 낮춰서 웃기거나, 상대방을 놀리거나. 누군가를 놀리고 싶은 맘은 장난치고 싶은 맘 같은 건데, 약간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유치한 장난치는 그런 심리? 나를 낮추든, 상대방을 놀리든.. 공통점이 있다. 두 가지의 근간은 모두 애정이다.
9) 대학원 시절 논문 쓸 때, 제일 많이 보던 말.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 아이작 뉴턴“ 롯데자이언츠 팬으로서, 올라설 곳이 없는데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만 (고난도 조크).. 요즘은 저 말에 좀 크게 공감하는 중. 오로지 내 아이디어만으로 무에서 유를 만드려고 하면 어설픈 티가 확 난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거인을 고르는 것도 진짜 실력이다.
10) 10가지를 채우고 싶었다! 사실 지금 해야 하는 작업이 있는데, 미뤄두고 이걸 쓰고 있다! 메모하는 게 이렇게 재밌다니! 글쓰는 요령을 터득한 거 아닐까!!!30대가 되면 밤샘 작업은 안 할 줄 알았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대신 20대 때와는 다르게 야식은 안 먹는다. 30대 되니, 내일의 여파 정도는 살-짝 신경이 쓰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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