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동기 엠티, 그리고 새로운 설렘(1일차)

나의 학교 생활도 이랬을까 - 동기 엠티, 그리고 새로운 설렘(1일차)

by Ain

만우절이 지난 다음 주 학생회 회의에서 동기 엠티에 대한 안건으로 회의를 진행하였다. 시험이 끝난 후, 전체 엠티 또한 기획 중이었기에, 동기 엠티의 병행으로 전체 엠티의 참여자 수가 줄지는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번 주는 두 개의 엠티의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다음 주에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기획 과정을 밟기로 하였다. 단체 톡방, 학과 SNS를 통해 수요 조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3일 만에 동기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온 결과, 신입생인 동기들의 대부분은 전체 엠티와 동기 엠티 모두를 참석하고자 한다는 것으로 밝혀졌고, 수요 조사에서 동기 엠티를 참석하고자 하는 인원수를 고려하여 숙박 업체를 먼저 예약하기에 이르렀다. (4월 중순에는 우리와 같은 엠티 시즌이기에 방을 미리 선점해야 한다.)


숙박 업체를 선정한 후, 기타 준비 사항은 중간고사 이후에 천천히 기획하기로 하였고, 눈 앞에 닥친 중간고사를 대비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다른 점은 하나 있었다. 강의실에 도착하면 다들 엠티 이야기로 설레어 있었고, 그걸 원동력으로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듯 보였다.


엠티에 대한 설렘으로, 중간고사를 준비하다 보니, 어느덧 중간고사가 끝나 있었다.(시험기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길게 하고 싶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중간고사 기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동기 엠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전체 엠티를 준비하는 것과 비슷했고, 수량만 조정하여 추가로 주문을 하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이미 전체 엠티 준비를 했던 상황이기에, 동기 엠티의 모든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래도 각종 게임, 등과 같은 이벤트는 전체 엠티와는 다른 새로운 구성으로 짜면서, 새로움을 추구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들끼리 놀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동기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선배들 없이 진행하는 첫 행사인 동기 엠티의 당일이 되었다. 총 25명 정도의 동기들이 모였고, 우리는 전체 엠티와 다르게 지하철로 이동하여야 했기에, 숙소 근처의 역인 '대성리'역에서 따로 만나기로 했다.


학생회였던 나는 과실(과실이란, 학과 학생들을 위한 방이다.)을 들려서 기존에 준비한 짐들을 들고, 우리의 모임 장소인 대성리로 향해야 했다. 이 짐을 위해, 그리고 동기들을 위해 기존 준비시간보다 2시간 먼저 일어나 준비하면서, 후회하고 욕도 했지만, 모든 것이 설렜다.


학교에 도착하여, 나를 포함한 다른 학생회 동기들과 먼저 만나, 체크 리스트로 점검하고, 게임 용품, 안주 용품들로 구성된 기존 준비한 짐들을 들고, 대성리역으로 향했다. 학교에서도 1시간 더 지하철을 타고 대성리로 가던 길, 우리 이외에도 많은 학교에서 경춘선을 타고,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경춘선에서의 한 시간은 2시간 정도가 지나는 느낌이었다. 앉아서 쉴 환경이 없을뿐더러, 엠티를 향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어서 만석의 기차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구 하나 화내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학생들이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학생회 동기들과 스케줄을 리마인드 하며, 마침내 대성리-청평-가평 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엠티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첫 정류장인 대성리에 먼저 도착한 우리는 짐을 들고, 대성리역 앞에서 동기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동기들은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오는 듯 보였고, 한 무리 한 무리씩 모이기 시작했다.


학생회로써 동기들의 편의를 위해, 일정한 인원이 되면 학생회 인원 한 명과 먼저 보내게 되었고, 짐도 일부 함께 보내기 시작했다.(숙소 픽업 차량에는 전체 인원이 못 타기에 이 방법이 제일 효율적이었다.)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동기들과 햇볕을 쐬며, 이야기하고 싶었기에 대성리에서 계속 아직 못 온 동기들을 기다렸다. 마지막 지각한 동기들까지 챙겨서 숙소에 도착하게 되었다.(지각한 동기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얻어먹는 이득을 보기도 했다.)


픽업 차량을 타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숙소는 생각보다 넓은 시설을 구비하고 있었고, 바로 앞에 내천이 흐르고 있는 풍경으로 보며, 빨리 입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뿐이었다. 물놀이는 언제 놀던지 재미있는 것 같다.(물론 나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수영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함께 노는 그 순간이 너무 즐겁고, 오래 기억된다는 게 더욱 좋다.


우리는 그 기억을 쌓기 위해, 가져온 짐들과 숙소로 배달시킨 짐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배달시킨 고기와 주류는 냉장고로, 나머지 물품들은 대충 빠르게 정리 후, 다들 내천으로 향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하나 둘 물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들의 권유와 분위기에 휩쓸려 물에 들어올 생각이 없던 친구들도 물놀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간단히 배구도 하고, 서로 물장난도 치고, 인간 덤블링도 하며, 물속에서 신나게 놀았다. 그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역시 친구들을 입수시키는 일이었다. 다들 자기 차례가 아닐 때는 신나서 함께하지만, 자신이 타깃이 되었을 때는 도망치는 모습, 그리고 그를 잡는 모습이 진풍경이었다. (물론, 정말 싫어하는 친구들은 하지 않는다. 뭐라 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물놀이를 하고 나니, 다들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하나 둘 숙소로 들어가 먼저 씻기로 하고, 샤워실에 자리가 날 때까지 놀 사람은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는 고기를 구울 생각이었기에, 어차피 몸에 기름 범벅이 될 거면, 저녁 먹고 씻자는 생각으로 내천에서 계속 놀았다.


거의 모든 인원들이 씻었을 즈음, 우리는 점심도 대충 먹고 온 인원들이 많았기에, 이른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숙소에서 숯을 사고, 숯불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고, 방 안에서는 먼저 씻고 나온 친구들이 갖가지 반찬들을 담아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저녁식사 자리는 동기끼리 있는 첫 여행 이어서일까, 단순히 여행을 왔다는 즐거움에서 일까, 웃는 소리만 들려왔다.


간단하지만 배부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직 못 씻은 친구들은 씻으러 들어가고, 잠시 휴식시간을 갖게 되었다. 다들 물놀이에 힘을 소모하고, 고기로 배를 채운 상태여서인지 노곤한 상태였다. 그렇게 3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갖고, 모두가 채비를 다 한 상태가 되었다. 그렇기에 한 자리에 다시 모여 게임을 시작했다.


동기들끼리 놀러 온 이유 중 우리끼리의 추억을 쌓는 것도 있지만, 우리끼리 못한 말, 못할 말들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이다. 우리는 앞으로 4년을 길게는 6년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이기에 털 수 있는 감정은 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귓속말 게임을 준비해왔다.

(귓속말 게임이란, 스타터 1명이 다른 친구 A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A는 스타터 1에게만 귓속말로 답변을 말해주는 것이다. - 만약 여기서 A가 답변을 못하겠다면, 술을 마시면 되고 / A가 답을 했는데, 친구 B, C, 등이 말한 답변을 듣고 싶으면 술을 마시고, 스타터 1에게 답을 들으면 된다.)


이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점점 달아올랐다. 간단하게 학창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했던 질문들이 점점 학과 동기들과의 이야기로 바뀌었고, 여기서도 역시 관심사는 씨씨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신입생인 만큼 핫한 이슈인 게 씨씨이고, 더군다나 이 자리에는 그 이슈의 중심이었던 현 씨씨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한 쌍의 연인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게임 이외에도 여러 게임을 준비했지만, 분위기가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기에는 너무 귓속말 게임에 열중이었다. 씨씨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지만, 서로 몰랐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몰랐던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불타올랐던 씨씨 이야기가 소화될 때쯤, 의혹을 받고 있던 한 쌍의 연인이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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