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만우절과 교복

나의 학교생활도 이랬을까 - 만우절과 교복

by Ain

나의 첫 좌절을 겪었다는 이유 하나로, 그동안 자주 참석했던 술자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학생회의 인원이 되기도 했고, 이걸로 낙담하여 동기들 및 선배들과 교류를 안 하게 된다면, 나 스스로에게도 실망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3월을 학생회 일과 술로 지내다 보니 어느덧 4월이 다가왔다.


4월의 첫날은 4월 1일 만우절이다.

(만우절은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는 게 일반적인데, 옛날에는 3월 25일이 신년이었고, 이 날부터 4월 1일까지 춘분제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특히 4월 1일에는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신년이 1월 1일로 바뀐 지금도, 4월 1일에 선물을 주고받음으로써 신년 흉내를 장난스럽게 나타낸 것이 만우절의 기원이라고 한다. 물론 동양에서 유래된 설도 존재한다.)


이러한 만우절에 대학생, 특히 신입생들의 큰 장난은 교복을 입고 대학교를 등교하는 것이다. 갓 졸업한 신입생들은 얼마 전까지 입고 있던 교복을 입고 대학교를 등교하며, 대학교의 새로움과 교복의 익숙함을 즐기고, 동기들끼리 서로 간의 교복을 보며 이를 공유하기도 한다.


만우절에도 술은 빠질 수가 없는데, 가장 메인 요소는 교복 입고, 술을 마시는 것이다. 수업을 벗어나 술을 사들고 봄 공기를 맡으며 소풍을 간다거나, 저녁 늦게 술집으로 들어가 술을 마시는 느낌은 그동안의 술자리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 물론 이러한 장난으로 다른 청소년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도 있고, 이러한 요소를 이용할 수도 있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신분증이 있었고, 그렇기에 우리만의 또 다른 추억을 새기는 것에 더욱 집중했다.


학교 근처 공원으로 놀러 가기로 한 우리는 동기끼리 무리를 모여 이동하기 시작했다. 수업 시간인 동기들도 있었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은 듯했다. '낮술은 막걸리'라는 우리 과에 트렌드도 가미하 돗자리와 막걸리를 구입했고, 이때 신분증을 당당하게 내미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돗자리와 주전부리, 술을 들고 공원에 도착했다. 경치 좋은 곳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벚꽃의 봉우리를 보면서 설렘을 조금 담아 막걸리를 한잔 들이킨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방문하여 인산인를 이루고 있는 진 풍경도 볼 수 있었다.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를 나누니, 다들 이 분위기와 즐거움에 취했다. 그리고 우리끼리 놀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들 중간고사를 잊은 듯하다. 벚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중간고사가 도래했다는 뜻이었으나(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이기도 하다), 우리는 앞에 있는 중간고사보다는 중간고사 이후에 놀러 갈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1학년 학점관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노는 것도 가장 중요하니깐.)


엠티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생각보다 동기 엠티의 니즈가 많음을 알게 되었으며, 이 일은 학생회에서 자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동기 엠티의 이야기를 마치고, 여행의 설렘까지으며, 게임을 시작다. 바로 수건 돌리기다. 순수했다. 그래서 좋았다. 순진했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마지막 수업 시간이 찾아왔다.


우리는 그래도 조금의 양심은 있었다. 마지막 수업은 듣자는 조금의 양심이 있었으며, 저녁에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학교로 다시 향하게 되었다. '술 냄새가 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갖고, 강의실에 도착했다. 우리와 함께하지 못했던 동기들에게 물어보니, 술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해주었다. 아마 소량의 술만 마셨기에 술냄새는 심하지 않은 듯했다.


수업 시간이 시작되었고, 낮술이라는 새로운 자극과 술 먹고 수업이라는 또 하나의 자극으로 다들 흥분되어 있었다. 우리는 누군가는 자고, 누군가는 열심히 수업을 들으며, 당일의 마지막 수업을 들었고, 저녁 시간이 도래하였다. 교복을 입고 수업을 듣는 자극보다 더 심한 술집에서의 자극을 느끼기 위해 학교의 술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낮에 이미 막걸리를 마셨기 때문에, 한 종류로 마시자는 생각으로 막걸릿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술집의 입구에서부터 민증을 보여드리며, 다시 한번 교복 입은 성인임을 인증하였고, 주인 분은 여태까지 모두가 그래 왔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맞이하여 주셨다.


교복을 입고 술을 마신다는 흥분에 다들 절제를 못할 상황이 올 것 같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슈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자제하기로 하였다. 서로 교복에 대한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로 대화의 꽃을 피웠고, 우리는 오랜만에 술 게임 없이도 술자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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