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첫 단체생활, 학생회에 들어가다.

내 학교 생활도 이랬을까 - 첫 단체생활, 학생회에 들어가다.

by Ain

그렇게 우리 학번의 첫 씨씨의 포문을 연 날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날(그 사이에도 그 씨씨의 데이트는 수업시간 전후로 목격되었다), 우리는 학생회를 뽑게 되었다. 학생회는 개강총회 날, 선출한다는 소식까지 들을 수 있었다.(씨씨는 수업 따로 듣게 해달라고 건의하고 싶었다.)


1학년을 위주로 구성이 되는 학과의 학생회는 리더 격인 학과 1학년 대표(이하 학과 대표), 그리고 총무, 사무, 기획, 교연, 홍보로 이루어져 있었다. 어차피 학생회에 들어갈 것이라면, 장학금으로 아르바이트 부담을 줄이고자 학과 대표를 노렸고, 학과 대표의 후보로 지원하였다.(우리 학과는 학과 대표에게만 교내 장학금이 나왔다.)

이외에도 다른 동기들은 각자 원하는 포지션의 학생회에 지원하였다. (학과 대표는 개강총회에서 투표로 선출하고, 학과 대표 이외의 포지션은 '선배 학생회 인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선출되어 개강총회에서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개강총회는 겨울 방학 동안 있었던 건의사항에 대해서 피드백을 나누고, 앞으로 있을 학기에 대해 방향성을 말하는 자리인 만큼,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모이는 자리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개강총회의 참석 인원 중 학과 생활에 참여하는 1, 2학년의 투표로 선발이 되기 때문에, 그들의 한 표, 한 표를 받는 게 중요했다.


후보로 등록하고, 학과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은 수업시간, 식사 시간, 그리고 저녁에 술 먹을 때였는데, 다양한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그들과의 교류를 위해 노력하였다.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었고, 당시만 해도 단일 후보였기에 찬반 투표를 하더라도, 대표의 필요성 때문에 당연히 뽑힐 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이러한 안일함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개강 총회 날, 앞서 말한 학과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고, 이제는 학과 대표 선거가 진행하려 하고 있었다. 단일 후보인 줄 알던 나는 동기 형의 이름이 적히는 걸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가 놀랐고, 수군거리는 목소리로 강의실을 채웠다.


굉장히 당황스러웠지만, 애써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와 형은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를 하고, 각자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형은 기존의 준비한 듯이 유창하게 이야기하였고, 나 또한 놀란 기색을 숨기고 동일하게 진행하였다.


그리고 투표용지를 나누어 주었다. 다들 연필과 펜으로 서걱서걱 이름을 쓰고 있는데, 그 소리가 그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투표용지를 걷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도 이 떨림은 멈출 줄 몰랐다.(나도 몰랐지만, 스스로 학과 대표에 대해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투표용지가 다 걷히고, 한 장, 한 장, 개표하며,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이 불릴 때의 안도감과 형의 이름이 불릴 때의 긴장감이 내 마음을 롤러코스터로 만들었다. 그 열차는 내 마음을 모르는 듯이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끝까지 오르내림을 반복한 결과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결과는 3표 차이로 나의 탈락이었다. 그동안 나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에 대한 상실감과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떨어진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함께 몰려왔다. 나를 선택했던 친구들 또한 당황했을 것이다. 그래도 다들 아무런 내색 없이 나에게 위로 및 지지를 보내주었다. 나 또한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20살이었던 나는 이 일을 쉽게 떨쳐내기가 어려웠다.


이후 학년 대표 이외의 학생회 인원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학생회장께서는 한 자리를 더 만들어 줄 테니 나에게 학생회로써의 활동을 권유하였다. 부끄러움과 상실감으로 거절하려 했으나, '이 일로 좌절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1학년 때 목표는 '많은 사람과 교류해보자'였기 때문에 학생회의 자리를 놓치기는 싫었다. 그렇기에 장학금은 아쉽게 되었지만, 학생회장의 호의를 승낙하게 되었다.


개강 총회의 일정이 끝이 났고, 역시나 회식 자리로 이동하였다. 거기서 학과 대표가 된 형을 축하해주며 축하주를 타주기도 하였고, 기존 학생회 선배들과도 이야기하며 학생회로써의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회식자리도 끝이 나고, 그렇게 20살인 나의 첫 번째 좌절이 빠르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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