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교 생활도 이랬을까 - 1학년 교내 오티와 첫 만남
씨씨 이야기로 불태웠던 어제의 술자리도 역시 막차까지 함께 했다. 대학교 시절 이전, 고등학교 때 연애 생각이 나서 일까,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해 또 내일의 나에게 맡기며 거침없이 마셨다.
너무나 즐거웠던 자리였기에, 막차를 타야 한다는 아쉬움이 가득했으나, 과실에서 자게 되어 느껴지는 피로감보다는 이겨낼 만했기에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아쉬움은 다음 주 중으로 '건전하게도 놀아보자'하여, 롯데월드를 기약하기로 했다.(이러한 건전한 뒤풀이를 기획한 건 우리 조 뿐이었다.)
집에 도착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는 또 등교 중이다. 어제 마지막 열차를 타고 들어온 게 불과 6시간 전인데, 나는 다시 열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학교이지만, 2시간이나 잡고 가야 한다는 건 언제나 고통이다. 도합 4시간, 하루의 1/6을 지하철과 함께한다.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꼭 자취를 하고야 말겠다는 작은 목표를 가지고 등교를 무사히 마치고 강의실에 도착했다.
첫 수업에서 피곤함과 숙취와 용호상박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는 사이에 이상한 풍경을 보았다. 어제 술자리에서 언급했던 동기들이 손을 잡고 당당하게 강의실로 입장하는 모습이었다.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나 싶었지만 틀림없는 그 동기들이었다. 모두가 나와 같이 피곤에 죽어 있던 강의실에 감탄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
저 둘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건 교내 오티 때부터였다. 분명히 첫 만남일 텐데 둘은 꽤나 친해보였기에,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특히, 주위 동기들과 인사하는 것도 어색했던 당시였기에 더욱 그랬다.
교내 오티 당시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함께 희로애락 하는 동기들과의 첫 만남과 어색함, 그리고 눈에 띄었던 그 둘의 관계를 추론하기 바빴던 교내 오티였었다.
학교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날이기도 했고, 그 날 처음으로 겪은 2시간 등교의 고통에서 허덕였다. 어렵게 도착한 학교에서는 바로 대강당으로 향했고, 5분 정도 숨을 좀 돌리고 나니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교내 오티의 전체 오리엔테이션은 신입생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이는 자리였고, 그렇게 많은 인파는 초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감탄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같은 줄에 앉은 이들은 모두 같은 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먼저 인사하기 시작했다.(앞서 말했지만, 안면이 있고 없고, 이름을 부르고 안 부르고에서 오는 친밀감의 차이가 크다. 그렇기에 빨리 친해지기 위해 먼저 다가갔다.)
동기들과 첫인사를 하고 있는 사이에, 교내 오티의 전체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수강 신청부터 졸업 요건까지 신입생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해주고, 교내 동아리 공연을 통해 동아리 참여를 독려하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었다. 모두가 집중하는 그 당시에도 둘은 서로 친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그렇게 유익했던 오리엔테이션 종료 후, 우리는 학과 강의실로 향하여 학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였으며, 서로를 알기 위한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었다. 나는 그 친했던 동기들을 예의 주시했다. 전체 오리엔테이션 동안 너무 친해보였기에, 그 동기들을 동네 친구일 거라고 추론했었다. 그러나 그 동기들은 수도권과 지방 사람으로, 전혀 다른 지역 사람이었다. 거기서 너무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내 자기소개를 할 때까지도 충격에 휩싸이다가, 부랴부랴 내 자기소개를 진행했다. 나는 사실 자기소개 시간에 그 동기들을 예의 주시하기도 하고, 또 동기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했다. 계속 한 명 한 명 이름이라도 기억하려고 노력했지만, 5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을 외우기란 역부족이었다.(실제로 회식자리에 앉았을 때에도, 같은 테이블의 친구들 중 반 밖에 못 외웠었다.)
마지막 동기의 자기소개를 마치고, 선배들의 자기소개 시간을 가지며, 큰 소득이 없었던 자기소개 시간이 끝났다. 이후에는 학과 소개와 학과장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는 회식 장소로 이동했다.
회식 장소로 이동하는 사이에도 동기들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고, '서로 이제 무슨 말을 하지?' 생각할 때쯤 회식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여 내려가 보니, 사람이 없었다. 술집 한 곳을 그냥 대여한 듯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줄줄이 차례대로 테이블에 앉기 시작했고, 저녁 식사 및 술자리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처음으로 대학교 사람들과 먹는 술자리이기에 굉장히 설레어 있었다.)
모두가 자리에 착석한 후, 우리는 식사 및 음주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같은 테이블의 친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학창 시절 이야기뿐이라고 생각했다.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자기 이야기를 잘 못하는 동기들의 이야기도 경청하는 자세로 임했다.(앞으로 계속 볼 동기들이기에, 빨리 친해지는 게 정답이라 생각했다.)
8시에 시작한 회식이었고, 나의 막차는 언제나 11시였기에, 3시간 동안 하나의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생각한 미션은 '이 자리에 있는 동기들과 모두와 인사하는 것'이었다.(안면이 있다면 다음에 친해지기 쉽다고 생각했고, 그래야 그 동기도 나를 조금이나마 기억해줄 것 같았다.) 그 시간은 3시간,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8할의 동기들과는 인사를 했던 것 같다. 그중에는 나랑 정말 잘 맞는 친구들도 있었고, 코드가 안 맞는다고 생각한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11시, 나는 집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고군분투할 때, 그 둘은 그 자리에서부터 서로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 자리를 돌다 보니, 미션으로 잊고 있었던 그 둘의 테이블도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학창 시절에도 조용히 사귀는 커플을 다수 보아온 결과) 그 둘은 누가 봐도 썸이었을 것이다. 서로 술잔 빼주기에 바빴고, 술 깨라고 물을 주기에 바빴다. 그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었지만, 아직 초면이고,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둘의 사이에 대해 그래도 궁금하여, 어떻게 친하냐고 물어보긴 했다. 알고 보니 둘은 이미 교내 오티 전에도 커뮤니티를 통해 같은 학과끼리 모였다고 했다. (나는 동네 친구들이랑 마지막을 보내느라 동기들을 미리 만날 생각을 못했는데, 이렇게 모인 애들이 다른 학과에도 많은 모양이다.)
그렇게 나는 둘의 꽁냥 거림을 지켜보며, 가슴을 부여잡고 집으로 귀가하였다. (가슴을 부여잡은 이유는 첫 술자리인데 별로 못 있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니다.) 그리고 그 둘의 소식을 들어보니, 끝날 때도 둘이 같이 가더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첫 만남이었던 교내 오티부터 같이 하교하던 이들이 지금 저렇게 손을 잡고 있을 줄이야, 그 이후로 그 둘의 데이트는 공공연하게 이루어졌고, 우리 동기의 1호 씨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