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교생활도 이랬을까 - 1학년 교외 오티의 둘째 날
어제의 무리한 술자리는 나에게 스노우볼로 돌아왔다. 잠도 별로 못 자서 피곤했고, 술을 생각보다 많이 먹어서인지 속이 안 좋고, 머리가 아팠다.
기상 후 시간이 지나도, 피로에 찌들어진 나의 몸은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루 종일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고, 몸이 찌뿌둥하다는 느낌뿐이었다. 일어나려 하면, 머리가 울리고, 속에서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욕구를 표출했다. 차라리 꾀병이라도 부려서 하루 종일 누워있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모든 일과는 점심 식사부터 시작되었다.(교외 오티를 진행하는 학생회도 함께 보초를 세며 밤을 세거나, 함께 놀며 밤을 새웠기에 힘든 것은 매한가지였을 것이다.)
점심식사는 조별로 이동했고, 어제의 우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매번 오는 학생들에게 적응이 되어서인지, 해장을 위한 메뉴들로 즐비했다. 그들의 호의는 너무 고마웠지만, 국으로 나온 콩나물 국 이외에는 아무것도 속에 들이기 힘들었다. 그래도 숙취해소를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먹어야 했다. (20살 밖에 안되었지만, 1월부터 술로 축척되어온 나만의 숙취해소 방법이었다.) 밥을 억지로 먹고, 낮잠 한번 자면 몸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이제 낮잠만 자면 되면 숙취해소가 될 텐데, 하염없이 일정은 계속되기 시작했다.
둘째 날의 첫 시간은 학과 행사를 진행하는 시간이었고, 우리 학과에서는 짝 피구를 진행했다. 남녀의 성비가 비슷비슷한 우리 학과이기에 남녀로 짝을 이루어 피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나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 활발한 선배와 팀을 이루고 싶었고, 버스에서 재밌게 놀았던 누나와 팀을 이루었다.(짝 피구는 남성이 앞에 서고, 뒤에서 여성이 보호받으며, 뒤에 있던 여성이 공을 맞거나 서로의 연결점이 분리되면 그 팀은 죽게 되는 방식이다.)
나는 이기기 위해 굉장히 피해 다니며, 오는 공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그 순간만큼은 경쟁심이 올라, 숙취를 잊을 수 있었다. 누나도 굉장히 잘 피해 다니며 승부욕이 함께 불타올랐다. 그러나, 우리는 열정적으로 하더라도, 과정과 결과가 동일시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을 증명하듯, 졌다.
게임의 결과는 졌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피구를 하며 땀이 나기 시작하니까, 숙취가 점차 해소되는 기분이었고, 그 선배와는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짝 피구를 통해 나름의 성과를 얻고, 방으로 돌아와 정리를 하면서, 다음 행사인 단과대의 행사를 위해 준비했다.
전날 진행했던 장기자랑의 승자인 팀은 학과를 대표하여, 단과대 무대에 서게 되고, 이는 학과의 점수에 반영된다고 했다.(뭐 우승 상품은 또 술이겠지만.) 어제 학과 장기자랑에서 우승한 조의 방에서는 연습을 진행하고, 우리는 게임 종목 별로 참가할 사람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숙취에서 벗어나 몸이 멀쩡한 아이들이 나갈 수밖에 없었고, 숙취에 허덕이는 친구들은 지금만큼은 쉬며, 어제 썼던 그 소음의 성량으로 응원에 힘쓰기로 했다.
30분 정도 지나, 그렇게 단과대학교 행사가 시작되었다. 대강당에 총 200명 가까이 되는 학우들이 모였고, 많은 학우들이 모여서 웅성이는 만큼 굉장히 시끄러운 자리였다. 단과대 학생회의 MC들이 나와 학우들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단과대학교 행사에서는 다채로운 게임을 진행되었다. 신문지 게임, 놋다리밟기, 등 넓은 강당을 이래저래 잘 활용할 수 있는 게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수학여행 때 했던 게임들과 딱히 차별성은 없었다.)
1시간 정도 진행되었던 단과대의 행사에서 우리 학과는 장기자랑 우승은 이루었지만, 다른 게임에서 선전하지 못하여, 전체 결과에서 3개의 학과 중 2등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장기자랑에서 우승한 결과로 상품(역시나 양주)을 받게 되었고, 상품을 받은 동기들의 방이 어제와 같은 격전의 중심지가 될 듯 보였다.
단과대 행사를 마치고 오니, 또 안주 및 술이 방마다 준비되어 있었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선배 학생회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오늘 밤도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내일 점심에는 버스를 타야 하지만, 여기 있는 모두가 내일 일은 내일의 나에게 미루는 느낌이었다. 물론 나 또한 그 무리와 함께했다. 내일 일은 내일의 나에게 부탁하면 된다. 신입생의 교외 오티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다시는 올 수 없는 날이다.
이러한 우리의 끝장 달리기는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었으나, 과음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어제보다 이른 취침으로 마무리되었고, 돌아가는 버스에서 힘들어하는 학우들을 줄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