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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비 Nov 21. 2020

ep.6 귤... 좋아하세요?

내 생각에는 제주도가 귤 왕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귤이 정말 많다. 예전에는 귤 농사로 자식들을 키우고 대학보냈다고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면서 귤 재배를 해야 할 정도로 귤 농사 만으로는 돈을 벌던 시기는 지났다. 지금은 귤 재배지가 확대되어서 전라도까지 귤 재배지가 올라갔다고 하니 이제 더더욱 귤 농사로 돈을 벌기는 더 힘들어졌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제주도 특산물 하면 귤을 많이 떠올리기 때문에 제주 카페 중에서는 귤을 테마로 하는 곳도 있고 제주도 기념품 파는 곳에서는 귤을 첨가한 제품을 파는 이유가 그때문인 것 같다.



일단 나는 제주에 살면서 귤을 돈을 주고 사먹어 본적이 없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할아버지가 귤농사를 짓기 때문에 매년 귤을 받기도 했고 지금은 다른 친척을 통해서 매년 귤을 받기 때문이다. 귤을 받는 것도 한번만 받는 것이 아니라 귤을 수확하는 시기 내내 받기 때문에 겨울에 비타민 섭취는 대체적으로 귤로 하고 있다. 귤을 한번 받을때 한 콘테나씩 받기 때문에 부지런히 먹어야 한다. 안그러면 귤이 금방 썩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귤 썩지 않게 보관하는법이 돌아다니던데 콘테나씩 받다 보면 그런 방법은 무용지물이다. 언제 씻고 언제 신문지 깔아서 보관하나 그 시간에 먹어버리고 말지.


이런 경험을 어디서 공유를 했는데 누가 나보고 '귤수저'를 갖고 태어났다고 했다. 귤수저라니! 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인지 그 말이 참 귀여웠다. 갖고 태어난 것이 귤수저라도 행복하다.


귤을 많이 먹어본 사람으로서 한가지 팁이 있다면 제주시 귤은 신맛이 강하고, 서귀포 귤은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택배로 주문해서 먹는 사람은 취향껏 농장의 주소를 잘 봐서 주문해서 먹으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구입해보니 신 맛의 귤이 당첨되었을 때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귤을 가볍게 주물러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따뜻한 방바닥에 귤을 잠시 놓는 것이다. 귤을 주무르면 스트레스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에틸렌 성분을 분비하는데, 이 때문에 귤이 숙성되어 당도가 20%가 올라간다고 한다. 귤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하와이안 피자를 극혐하는 사람들은 이 방법을 싫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귤을 먹으면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어렸을 적부터 엄마가 귤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주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과일을 따뜻하게 해서 먹는 것에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학교 다닐 때에는 귤을 받으면 몇개 챙겨서 내 자리 주변 친구들하고 나눠먹던 기억이 있다. 반대로 받은 적도 있고 급식에 나올 때도 있고. 어렸을때부터 귤을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왜 질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겨울이 되면 붕어빵과 함께 귤을 떠올릴 정도로 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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