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것에 대하여
회사에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올해 초부터 4개월간 주말, 휴일 없이 출근했다. 평일 야근은 기본. 회사일이 너무 많기도 했고, 10년 만에 일을 하다 보니, 다른 직원보다 업무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져서 효율성도 바닥이었다.
대다수의 직원들보다 내가 입사연도가 빨랐지만 10년이라는 긴 공백으로 인해 나는 신규직원보다도 일을 못하고 실수 연발인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일에서 숨을 수도 없는 노릇.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정면돌파였다. 지금 내 상태가 일을 할 때 남들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나는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했다. 일을 할 때 실수하고 잘 못하는 것은 나는 피할 수 없었다. 지금 내 실력과 상황이 딱 그 정도이니깐. 나의 업무 실력까지 올라가기 위해, 지금의 부족한 상황을 나는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힘들고, 외롭고, 어려웠다.
(내 느낌상) 일을 아무리 해도 늘지 않고, 작은 실수들을 하는 내 모습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말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꼼꼼히 살펴봐도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나의 무능함을 마주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렇다고, 내색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날, 공을 많이 들여 어떤 업무를 처리했다. 그리고 관련부서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처리한 업무에서 어떤 실수를 했는지 알려주시고, 수정하겠다고 하셨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눈물을 들키고 싶지 않아,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아서 몰래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 부서장님이 나를 발견하셨다.
매일 같이 먹던 점심을 따로 먹겠다 하고 사무실에서 급히 나와 근처 카페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부장님이셨다. 어디냐고 물으시고는 내가 있는 카페로 오셨다. 내가 운 이유를 물으시고, 이렇게 말하셨다.
"로빈 씨 너무 잘하고 있어요. 사람은 다 실수하지, 10년 만에 일을 한다는 게 쉽나. 나는 로빈 씨 보면 드라마 여주인공 같아 보여요. 긴 휴직 후에 복직한 여주인공이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이 떠올라. 너무 잘하고 있어요. 진짜로."
너무 따뜻한 말씀이지만, 너무 감사했지만...
내 안에 있는 자기 비난과 자기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분량 조절 실패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