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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Sep 06. 2021

똑똑한 리더는 팀과 팀원들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이 글의 BGM으로는 릴보이 & 로꼬 & 박재범의 BO$$를 권합니다.


난 즐기면서 행사해 일이 아닌 듯이
쓸데없이 계산 안 해 빌이 아닌 듯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을이 아닌 듯이
AOMG 박재범이 갑이어도 의리로 대하듯이

- 로꼬 BO$$ 가사 中





 고민의 고민의 고민

어느덧 나의 스물일곱 번째 8월도 떠나보낼 때가 되었다. 유난히 치열하고 뜨거웠던 이 여름날의 회고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고민의 고민의 고민'이다. 이번 8월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첫 달이었고, 자연스럽게 고민의 종류와 크기가 확장되는것 같다.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지금의 고민들은 앞으로도 지속될 거고, 당장 해결된다고 해서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의 나를 위해 부끄럽지만 지금의 고민들을 낱낱이 기록하려 한다.






 첫 번째는 써보지 않은 툴에 대한 고민이었다.

나의 첫 총괄 프로젝트! 원래 B2C 제품을 담당하지만, 좋은 기회로 B2B 프로젝트를 맡았다.

나는 B2B 기업교육 랜딩페이지 리뉴얼 프로젝트를 맡았고, 마무리로 이벤트 로그까지 설계해야 했다. 클래스101은 데이터 분석을 위해 여러 툴을 쓰고 있는데, 그중 나는 Segment와 Amplitude, Beusable을 세팅해야 했다.


뷰저블의 경우, UX 분석 툴답게 사용성이 직관적이고 쉬웠다. 그리고 자사 카카오 브런치와 책 Data-Driven UX를 통해 가이드를 친절하게 제공해주어 금방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그먼트와 앰플리튜드는 애초에 설명이나 활용한 사례 등의 콘텐츠가 거의 없다. 그래서 도제 연구처럼 해당 툴을 잘 다루는 DA나 다른 PO를 졸졸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워야 했다.


 이후엔 A/B TEST 위한 Optimizely(옵티마이즐리) 세팅해야 했는데, 한번 스스로 삽질을 해본 터라, 그때부터는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세팅 기록들을 분석하며 금방 익힐  있게 되었다. 다음 달의 나는 Tableau 대시보드를 제작해야 하고, 클래스101 태블로 클래스가 있어    차근차근 배우고 적용하려 한다.




 


 두 번째는 우선순위와 시간관리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번 달은 전사가 클래스101의 첫 TV CF가 론칭되는 8월 17일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박재범 님이 모델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아이돌 데뷔로 시작해 힙합 레이블 AOMG 설립, 소주 사업 진출 등 한계를 두지 않고 도전하는 그의 행보가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이란 회사 미션과 잘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제는... 생각만 했다.

제품의 한 오너로서 평소보다 많은 신규 유저가 유입되었을 때 생기는 변수와 그에 대한 리소스를 대비하지 못한 채 스프린트를 플래닝 했고, 그 역풍은 고스란히 야근으로 감당해야 했다.


똑똑한 리더는 팀과 팀원들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객의 취미나 성장을 돕기 위한 플랫폼인데, 정작 나의 서툶으로 인해 누군가는 그 날의 여가시간을 포기해야 했다. 그 미안함의 무게가 너무 커서, 두 번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시간을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사내 도서관에서 책 '업무 시각화'를 만나게 되었다.


책 '업무 시각화'에서는 다섯 가지 시간 도둑을 정의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팀에는 이 다섯 도둑이 모두 도사리고 있었다. 참고로 '업무 시각화'라는 단어만 봤을 때 나는 마인드맵을 떠올렸으나, 이 책은 칸반 활용에 대한 내용이다. 애자일에 관심 있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린다.



1. 너무 많은 진행 중 업무
더 많이 거절하고, 진행 중 업무를 줄여라.


2. 알려지지 않은 의존성
- 구조 의존성 (한 영역의 변경으로 다른 영역이 손상될 경우)
- 전문 지식 의존성 (어떤 일을 하려면 특정 노하우가 있는 사람의 조언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
- 활동 의존성 (특정 활동이 완료될 때까지 다른 일 진행 불가)


3. 계획에 없던 업무
계획에 없던 업무는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에, 계획에 없던 업무를 계획해야 한다.


4. 우선순위의 상충
생산성이란 워커홀릭이 되어 바쁘게 보내거나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아니다. 업무를 우선순위화 하고 필사적으로 당신의 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알리자. (상충하는 우선순위는 무엇이 최우선 순위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발생한다.)
-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진행 중 업무로 이어지고, 더 긴 사이클로 이어진다.
- 우리의 우선순위와 다른 사람의 우선순위는 자주 충돌한다.


5. 방치된 업무
- 중요하지만 방치된 업무를 처리하지 않으면, 결국 긴급한 업무가 된다.
- 팀이 단기적 우선순위 때문에 중요한 일에서 멀어지는 동안, 보이지 않는 기술 부채가 쌓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 좀비 프로젝트를 인정하자. 좀비 프로젝트가 높은 가치의 프로젝트를 완료하는데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고, 좀비 프로젝트를 더 집중해 진행하거나 제거하자.


'집중'이라는 것은 하지 않을 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은 그저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망칠 기회에 불과하다. 그리고 팀들이 서로 중요한 정보를 알지 못하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다가오는 9월에는 박재범 님의 프로듀싱 비하인드 클래스가, 10월에는 곽정은 님의 "관계 & 커리어 명상 솔루션" 클래스가 오픈된다.


9월 박재범 뮤직 클래스, 10월 곽정은 명상 클래스 론칭 예정 '-'

즉, 다시 한번 모두가 큰 파도를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9월의 목표는 하지 않을 일을 확실히 결정해, 정말 우리 팀이 해야 할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1번 도둑 '너무 많은 진행 중 업무'를 검거하기 위해 더 많은 거절을 해야 한다. 아마도 병아리 인턴은 이번 달을 기점으로 쌈닭이 될 것 같다.





 마지막은 그래서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가장 임팩트 있게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공개된 토스의 디자인 컨퍼런스 Simplicity 21의 반응이 뜨겁다. 로꼬의 BO$$ 가사처럼 일을 즐기는, 호기심과 몰입으로 두 눈이 반짝이는 토스 디자이너분들의 인터뷰를 보며 나 또한 많은 인사이트와 동기부여를 얻었다.


내가 발견한 재밌는 점은 본 사람마다 "그거 봤어?" 하는 콘텐츠가 다르다는 것이다.

각자 일에서 느끼는 갈증에 따라 흥미 있는 콘텐츠가 달라지는데,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콘텐츠는 [오직 한 사람, 사장님을 위하여]였다. 해당 콘텐츠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지, 사장님의 입장에서 매출 분석과 광고 효율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낸 "내 매출 장부" 제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달앱으로 착각할 만큼 고객의 폐인 포인트를 잘 해결한 사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사장님들은 배달을 시작했고, 토스팀은 사장님의 95%가 배달 플랫폼의 광고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래서 배달 광고 기능과 함께 한 주소별로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 가장 광고 효과가 좋은 주소는 무엇이었는지, 광고 알림 클릭률 등 인사이트까지 제공하는 제품을 만들게 된다. 이후 사용자 조사를 통해 사장님의 입장으로 "그래서 결국 어디에 광고해야 매출이 잘 날까?"라는 고민을 다시 집요하게 파고들어 토스가 직접 광고 주소를 추천하는 솔루션으로 제품을 한번 더 발전시킨다.


영상을 보는 내내 '사장님'이라는 하나의 페르소나에 집중해,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오너, 데이터 분석가와 개발자가 한 팀으로 조금씩 문제를 해결하고 제품을 발전시키는 모습이 부러웠다. 인턴으로 입사했던 나는 일단 눈앞에 놓인, 해야 하는 일들을 하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홀린듯 토스 채용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 (ㅠㅋㅋㅋ) 다시 클원 홈페이지로 돌아와 나도 스스로 고객의 문제를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데이터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지금 클래스101의 고객은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 그 불편함은 어느 정도의 고객이 겪는지, 고객들은 그 불편함을 언제 가장 많이 느끼는지, 그 불편함은 지금 우리가 해결 중인 건지 / 안 한 건지 / 아님 못한 건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왜 해결 못했는지, 언제쯤 해결할 수 있을지, 그걸 해결한다면 어떤 지표에 변화가 있을지, 더 큰 임팩트를 위해 어떤 해결 방법이 좋을지, 그 해결 방법에 리스크는 없을지, 그렇담 본격적인 개발 전 어떻게 작게 실험해볼 수 있을지..


그렇게 내 고민의 고민의 고민은 계속되었다.






 감동을 전하는 IT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런 나의 고민의 고민의 고민을 지켜보던 한 동료분께서 빼빼로와 함께 책 인스파이어드를 선물해주셨다. 책의 부제는 '감동을 전하는 IT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 다 읽진 못했지만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지나가는 말로 했었는데, 빼빼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이기 때문이다 ʕʘ‿ʘʔ ㅋㅋ 가장 좋아하는 것을, 가장 필요한 타이밍에 주고 가셨다.


감동받고 시작한 이번 9월은 고민보다는 액션에 집중하려 한다. 똑똑한 리더는 팀과 팀원들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만 하지 않는다. 그러니 행동하는 9월을 보내야겠다.


기나긴 8월 회고와 고민의 고민의 고민 마침.

판단이 올바른가 잘못됐는가 같은 건 그때는 아무도 몰라. 판단만으로 일이 이뤄진다면 인생은 도박이 돼버리겠지. 그러니깐 중요한 건 판단한 뒤 결정한 판단을 올바르게 할 노력. 설령 결정한 판단이 나쁜 결과를 초래해도 거기에서 어떻게 발버둥 칠지가 중요한 거야. 그걸로 인해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앞으로 전진해. 자신의 판단을 믿어라 엠마   
- 약속의 네버랜드 中





서핏에 제 글이 실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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