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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Jan 04. 2024

p그래도 그 길

길 어디 만큼에서     


파리하게 떨리는 눈가

흐려지는 기억을 더듬으며 

시나브로 젖어간 세월 자락에서

발길 모두옵니다     


가시버시 두 손 잡고

푸른 하늘에 배 띄웠지요     


윤슬이 춤추고

물새 노래하는 먼 하늘 가

순풍에 돛을 달고 정말 잘 왔더이다     


천사의 옷자락에 취해 물들었을 때

하늘이 검기울고

싹쓸바람 거세게 불어오면서     


돛대 흔들리고

작은 배는 갈 길 잃고 헤매더니     


너울이 잦아들고

길라잡이 북극성이 손짓할 때

작은 섬 하나 보이더이다     


섬 마루에 올라 바라보니

그 길 그래도 갈만하고

비로소 섬이 아름다워 보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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