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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Mar 03. 2024

P어느날 문득

당신이었습니다      


새털 같은 오랜 세월 

옷깃 스치는 부딪김으로      


소나기 훑고 간 하늘에 안긴

눈썹 닮은 무지개 되어     


숲 속 빈터 어린잎에 머무는

빛 고운 햇살로 남아   

  

얼기설기 엮은 새 둥지

비 들고 바람 스미는 낡은 오두막에서도 

함께였습니다      


가뭄 뒤 내리는 목비의 달콤함도

억수의 자드락비도 함께 맞았습니다     

 

파랑이 수놓은 잔디 위를

구구대는 비둘기 몸짓으로     

 

삭풍 지난 대추나무 우듬지

까치밥으로 남은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당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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