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잘 보낸다는 건, 계절이 지금 보여주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산다는 것"
가을은 마른 낙엽 위로 툭툭 도토리가 떨어지는 계절. 내가 누구게! 외치는 듯한 그 소리에 바삐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면,
이토록 환한 가을이다. 햇별에 영글 어가는 것들의 고소한 냄새, 알맞게 식은 바람, 저만치 높아진 하늘, 종일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구름.... 제철 숙제를 하러 숲으로 향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 왔다.
나만 아는 기쁨의 목록을 가지고 그 목록을 하나하나 지워가면서 하나의 계절을 날 때 다른 숙제는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겨울이란 계절은 여행지 같다.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틈틈이 준비물을 챙기고, 도착해서 하고 싶은 일들
을 자꾸 적어두게 되는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