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남편과의 관계
이혼 도장을 찍은 지 5개월이 지났다.
이혼을 하고 나면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질 거라 생각했다.
물론 이혼 전보다는 마음이 편하긴 하다. 집안에서 담배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전남편의 술 취한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여전히 힘든 부분도 있다.
아들의 면접 교섭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남편과 연락을 끊을 수 없다는 점이다.
면접 교섭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의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격주라고 정해 놓았지만, 전남편이 변수가 생기면 일정을 바꾸고 싶어 하고, 내가 미리 정해놓은 스케줄 때문에 어렵다고 이야기하면, 그때부터 그의 협박이 시작된다.
네가 아들하고 아빠 사이를 갈라놓는다.
내가 다시 아들을 데려올 거다.
아들을 데리고 해외로 가겠다 등등..
특히 술 취해서 그런 전화를 할 때면 너무나 고통스럽다. 내가 전화를 안 받으면 친정 엄마에게까지 전화해서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협박한다. 양육권, 친권 모두 나에게 있으므로 그가 쉽게 아들을 데려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그런 협박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
아들의 아빠이지만, 차라리 그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한다.
언제쯤 내가 그의 말도 안 되는 협박에 의연해질 수 있을까.
그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내 아들의 아빠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환경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내 마음을 지키는 일. 그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말고, 스스로를 너무 불쌍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일인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나도 어느 순간 모든 상황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