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가 필요해!

by 밑줄긋는여자

대학시절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용돈을 스스로 벌어 충당하기 위해 방학 뿐 아니라 주말까지 몽땅 신성한 노동에 나의 시간을 갖다바쳤다. 칼국수집 서빙부터 전화리서치, 백화점판매 등등...


백화점 아르바이트 때 일이다. 백화점에서 일하기위해서는 의무적으로 들어야하는 교육이 있다. 그 중 서비스교육은 핵심인데 이런 사례를 들려줬다. 어떤 손님이 물건을 사고 포장을 요구했다. 신참판매자는 포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서툰 솜씨로 버벅거렸고 짜증이 난 손님은 신참직원이 거듭 사과했음에도 관리자를 호출했다. 관리자가 사과해도 손님은 화를 거두지 않았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면 용서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관리자는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단다.

교육자가 말하는 의도는 이랬다. 손님은 갑이다. 즉 돈 내는 자가 갑이다.

영화 '인타임'을 보면 시간을 돈으로 사는 세상이 배경이다. 돈이 많으면 영원히 사는 것이고 돈이 없으면 생명을 잃는다. 그들에게 시간은 돈을 매개로 상대적으로 소유된다. 모든 것이 시간으로 거래된다. 커피4분, 스포츠카59년. 돈이 없는 자들은 하루라도 더 살기위해 공장에서 몸이 부서지게 일하고 돈이 있는 자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

태양은 양지와 음지를 만든다.

세상은 상대성과 양면성을 지닌다...


비가 오면 누군가는 창넓은 카페에서 커피향기에 취하고

누군가는 하루 장사를 망쳤다며 방수포를 덮는다. 한편에서는 늘어진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식품을 사들이고 있을 때 다른 한편에서는 한평짜리 고시원에서 주린 배로 하루를 산다.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인생이 철저하게 공평하지 않다는 거다. 나도 꽤나 성실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삼십중반이 되도록 가진 게 별로 없다. 원래부터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가질 때가 많았다. 갈수록 사회구조자체가 철저히 계층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N포니 욜로니 하는 것들도 이런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합리화과정인지도 모른다.


영화 인타임에서 주인공은 소수의 부자들만 영생을 누리는 부조리한 시스템을 파괴하고 시간을 훔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준다. 가난한 이들에겐 로빈후드 같은 존재겠지.

이 세상에도 그런 로빈후드 한 명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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