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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은새 Jan 22. 2020

기다릴때 키스해

오늘밤은 퍽이나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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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참 우울합니다.

백일 기념으로 그녀가 손수 접었다는 종이 꽃바구니

크리스마스 날 그녀가 손수 짰다는 회색 목도리

밸런타이데이에 그녀가 선물한 새빨간 장미 한 다발

그와 한 달하고도 하루 만에 만났을 때

그가 입고 나온 그녀가 선물한 연보라색 스웨터

그녀에게 받은 것을 그는 내게 스스럼없이 말합니다.

내가 준 것들은 그녀에게 결코 말하지 않았겠죠.

그녀는 배려하면서 나의 상처는 조금도 생각지 않는 

무자비한 그와 예쁜 그녀가 자꾸만 눈에 아른거려

내 눈엔 자꾸만 눈물이 흐릅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 밤은 퍽이나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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