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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장 Jan 29. 2023

퇴사 후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19세기 미국의 한 청년 이야기입니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외면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갑니다. 사립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목수, 토지측량 등 다양한 일을 합니다. 가업인 연필 사업에도 몸을 담았지만 또다시 다른 일에 눈길을 돌렸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버드 대학 출신과 전혀 다른 삶입니다. 엘리트로 살며 얻을 수 있는 부와 명성을 내려놓고 불안정한 삶에 뛰어들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1845년에 벌어집니다. 도끼 한 자루를 들고 무작정 숲으로 들어갑니다. 터를 잡은 곳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든 호숫가입니다. 그곳에 오두막을 짓고 숲 속 생활을 시작합니다. 밭을 일구고 호수에서 낚시를 하고요. 자급자족 생활을 약 2년 2개월 동안 이어나갑니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올법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명작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입니다. 작가는 월든 호숫가에 머물며 <월든>을 썼습니다. 좁은 오두막에서 글을 썼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넓고 깊습니다.

  <월든>은 읽는 관점에 따라 여러 분야의 책이 됩니다. <로빈슨 크루소> 같은 자급자족 모험기로 볼 수 있고요. 월든 호수의 계절 변화를 생생하게 묘사한 자연관찰일기 그리고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자기 계발서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세 가지 관점 중 자기 계발서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작가가 숲으로 들어가 떠올린 생각에서 큰 울림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책에 담긴 내용 중 몇 번이나 되뇌어 본 구절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 두라.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야박합니다. 조금만 다르거나 맞지 않으면 손가락질하며 밀어냅니다. 타협은 없습니다. 폭력도 서슴지 않습니다. 타인의 눈치도 과도하게 신경 씁니다. 자신의 만족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만 살피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손가락질을 신경 쓰는 사람도 결국 자신의 삶은 없습니다. 초점이 타인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숲으로 들어간 이유는 온전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모든 것과 단절된 그곳에서 삶의 본질을 찾았습니다. 아주 먼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그러니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말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삶의 주도권은 타인에게 있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있습니다.

 <월든>을 읽으며 혼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19세기 숲 속에 있던 작가가 숲 밖에 있는 지금의 우리를 꾸짖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약 200년 전에 출간 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 필요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현대인이 읽어야 할 필수 교양도서입니다. 19세기에 쓰인 가장 중요한 책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작가의 사상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나만의 월든 호수'로 빨려 들어갑니다. 작가가 고뇌했던 그 곳에서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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