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인간관계의 불편함이야 있겠냐만은

#에세이

by 돼지터리언국 총리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인간관계의 불편함이야 있겠냐만은>

'인간관계란 난제'
사람으로 태어나 사회에서 삶을 사는 이상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은 평생을 안고 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사이가 좋았고, 동고동락했고, 막역했던 사이라도 순식간에 사이가 틀어지기 마련이다.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인간관계 문제가 특히나 힘이 드는 것은 아마도 그 대상이 '인간'이기 때문일 거다.
인간은 가만히 머물러 있는 사물이 아니요. 항상 같은 마음을 품는 존재도 아니다.
이런 특징은 인간관계의 고차방정식을 만들어 내고, 인간관계가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아인슈타인 같은 세기의 천재들도 풀어내기 어렵게 얽혀 버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를 대해야 할까.
내가 요즘 차용하는 처리방식은 이렇다.
일단 서운하거나 상처 받은 마음은 비밀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꺼내 놓고 위로를 받는 것이다.
같이 오래도록 상대를 욕해도 좋고, 아니면 공명정대한 '객관충'에게 들고 가서 내가 잘못한 것이 있는지 되돌아봐도 좋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사람에게 고민을 꺼내 놓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떤 사안을 객관적으로 잘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또 무한정으로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도 있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인간관계라는 난제는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저기 견줘보며 견적을 내보는 거다.
나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위로만 받는다면 행여나 내가 잘못한 점을 고칠 수 없게 된다. 또 우는 소리를 만날 들어야 하는 상대방도 결국 나의 고민을 들어주기 어렵게 된다.
반대로 내가 잘못한 부분을 곧 죽어도 지적해야 하는 사람과 고민을 나누는 것은 때론 더 기운을 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에게도 저런 사람에게도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꺼내 놓아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

그다음 단계는 이렇다.
'아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은 원래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범위를 좀 더 확대해서 포유류를 넘어 식물에까지 이르러도 이 이기심은 세상에 딛고 선 존재의 본성을 관통한다.
내가 누군가의 의도와 생각과 행동으로 상처를 받았다면, 또 그런 행위를 되돌리기 늦어 버렸다면 '그냥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 버리자.
혈기가 왕성할 때는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지 왜 내가 손해를 봐야 하는가 억울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기를 빼느니 상대를 이해하고 마는 쪽을 택하게 됐다.

최근에도 아주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마음을 터놓는 사람들과 몇 번 이야기하고 털어 버렸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 사람도 그 사람대로 답답해 죽을 것 같기도 하고, 세상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법이 없다는 당연한 진리도 깨닫게 되고, 이래저래 느끼는 바가 있었다.
사실 이런 일들은 지나고 보면 별일도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마음을 잔잔하게 유지하는 일.
-시소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평형을 유지하는 즐거움.
-인생이 생각만큼 역동적이지 않아도 즐거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렇게 또 하나 배워간다.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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