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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순수한 위로

근 2주간 우울함의 바닥을 치는 시기였다.. 

모든 것이 힘들게 느껴졌다. 

살아가는 순간들이 모두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위로와 사랑이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나의 상황을 온전히 털어놓을 곳고 없었고

길고 긴 역사를 설명하는 과정 자체도 너무 버거울 것 같아서 

사람에게 받는 위로는 포기한 상태였다.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을 가슴에 돌덩이 처럼 얹고 있으니 

쉽사리 기분전환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과 자려고 누웠다. 

하루가 벅차고 감정에 짓눌려서 숨이 꼴딱 꼴딱 넘어가는 하루였다. 


가슴으로 파고드는 아이가 무엇을 알까? 

그저 까르르 웃는 것이 아이의 할일이다. 

나의 침잠된 기분이 혹시라도 전염될까봐 걱정이었다. 

상황도 분위기도 모르는 8살 둘째가 와락 나를 안더니 




엄마, 오늘도 수고했어. 애썼어. 고생했지?
 토닥토닥... 



으앙...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누구하나 나의 수고를 알아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기대 1도 없었던 막내의 토닥임에 가슴속 돌덩어리가 

솜사탕처럼 녹아내렸다. 


무엇보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

내가 무언가를 잘하고 잘못하고 판단이 아닌 

그냥 내 존재 자체가 사랑이라고 말해주는 아이... 


가장 순수한 위로를 경험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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