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멈추고, 뒤돌아보기

고작 3일이 지났다고?


RAC 세르반데스 홀리데이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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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듄을 뒤로하고 바쁘게 달렸다. 오늘의 숙소인 세르반데스 홀리데이파크로 향했다. 역시나 4시 퇴근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는 않다. 4시가 넘어 도착한 리셉션이다. 카페를 겸하고 있다. 늘 캠핑장 도착은 5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라 리셉션 활용까지는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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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문은 닫혔어도 차량이용이나 안내문등을 미리 받을 수 있어서 무인으로 이용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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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매점과 카페를 겸하여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안에 들어가서 사용할 키랑 주차공간에 대한 안내문을 가지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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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다양한 정보도 있어서 캠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거나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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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서호주 캠핑을 즐기려면 이렇게 빡빡한 일정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주변에 다양한 액티비티 참여와 파티들도 있으니 여유롭게 캠핑장 자체를 즐기는 걸 목표로 삼고 와야 한다. 여유롭게 캠핑장에서 며칠씩 머물러봐야 진정한 캠핑 라이프를 느끼겠구나... 담엔 그냥 호주 여행+ 간단한 캠핑짐 요 코스도 고려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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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바로 앞에 마련된 놀이터. 규모도 상당하고 놀이 시설도 다양하다. 아이들은 내가 체크인하는 동안 놀이터에서 놀고, 앞쪽 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친구들 구경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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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받고 자리만 잡았는데도 어느새 어둑어둑해진다. 우리가 주차할 공간에 대한 지도표시와 이동경로까지 체크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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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 세르반데스 홀리데이는 시즌에는 캠핑장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은 시설이다. RAC 계열의 캠핑장들은 웬만한 리조트급으로 꾸며진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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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영장이나 놀이나 주방이나 그 외 공간들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캠핑장과는 규모가 달랐다. 그리고 워낙 자연환경이 좋으니 캠핑장에서 머물면서 다양한 액티비티가 잘 발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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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마련된 커뮤니티 시설에는 탁구대부터 영화관 당구장까지... 이건 리조트인가? 싶은 사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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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센터처럼 마련되어 있는 공간에는 TV 시청도 가능하고 책도 읽을 수 있고 내부에 얼음창고나 낚시해서 보관할 수 있는 냉장시설까지 갖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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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고 여유 있게 보내는 호주 사람들 보니까 뭔가 여가가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러니한 게 나는 캠핑카를 운전하면서 내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 세울 수 있고, 지낼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왔건만 막상 여행마저도 이렇게 쫓기듯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현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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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하면 서보니 가족단위의 캠핑이 대부분이긴 한데, 친구들끼리 같이 오는 무리들이 있어서 식사도 함께하고 가족친화적인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각 가정마다 정말 다양한 요리들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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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세르반데스의 경우 워낙 시설도 잘되어있지만 수용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대규모의 캠프도 여러 개 진행되고 있었다.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활동, 학교별 캠프 등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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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기도 하지만 배도 고프니까~~ 우리도 저녁식사!! 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식당에 기본적인 식기만 있고, 그 외는 본인들이 준비해서 움직여야 했다. 캠핑카의 식기를 가지고 식당으로 이동!! 요 과정이 좀 힘들었다. 우리 식기들은 유리그릇들이라 무게가 나가니 식재료와 함께 식기까지 들고 이동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아이들 좋아하는 소시지랑 고기, 야채를 함께 구워 먹었다. 밥 먹고는 어떻게 잤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게 잠들어버린 것 같다. 사실 혼자 운전하느라 호주의 일정에서는 피곤함과 조급함이 늘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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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서야 캠핑장의 모습을 제대로 훑어보았다. 올림픽공원보다 더 넓은 캠핑장, 웅장한 나무들, 자연스럽게 뛰어다니는 에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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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싱그러움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더구나 바로 바다가 있어서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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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피곤해서 샤워도 못하고 자버려서 오전에 샤워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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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샤워장이며 화장실이며 주방이며 깔끔하고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웬만한 호텔 저리 가라 싶게 관리가 잘 된다. 샤워실 안에 마련된 옷걸이와 의자까지 시설 이용하는데 불편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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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내에도 놀이터 시설이 여러 군데 비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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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달리 오늘은 하늘이 맑고 청명하다. 오래간만에 보는 맑은 날씨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오는데 단체로 온 아이들이 바닷가로 이동하고 있다. 교실이 아닌 현장에서 배우는 것은 아이들에게 훨씬 더 다채로운 기억을 남기겠지... 우리 아이들도 좀 더 자연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이 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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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따뜻한 날씨에는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야외활동이 가능하니 날씨 덕분에라도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민하기 좋은 나라로 호주를 꼽는 건가 하면서 막연히 이민에 대한 고민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오늘은 또 어떤 이벤트들이 우리를 기다리까? 하는 마음과 함께...


호주에서의 로드트립 이제 고작 3일 차가 지나갔다니??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내적, 외적으로 수많은 순간들을 마주했는데 아직 우리의 여정은 초반이라니...


여전히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이렇게 운전하는 게 힘들고 긴 여정일 줄 몰랐으니 시작했다는 것!!! 작은 차와는 달리 신경 쓸게 너무 많다는 것!!! 신호체계나 운전좌석까지 운전이 쉽지 않다.


또 한편으로는 달려도 달려도 끝없는 푸른 초원과 넓은 바다, 그리고 자연의 신비를 만나는 순간순간이 눈앞에 담긴다. 사진을 찍는 것처럼 스냅숏을 찰칵찰칵, 지금은 단순히 운전을 한 기억처럼 느끼겠지만 일상을 살면서 어떤 날은 이날의 광경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이날의 공간들이 영화처럼 삶의 한 페이지로 기억된다고 생각하니 이 운전의 시간들도 견뎌낼 만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직 남은 일정들을 보면 도전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운전해서 여행하는 데 무슨 도전과 두려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큰 사이즈의 차를 운전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부담이 된다. 또 익숙하지 않으니 비상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엄습하고 아이들과 엄마까지 모시고 가는 일정이니 만큼 안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에 심장이 바운스 된다. 더불어 혼자 운전을 하니 타이트한 일정에 대한 압박까지 느끼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서호주에서의 첫 3일의 여정이 지나갔다. 도착보다는 이동이 많았고, 설렘보다 책임이 더 컸던 시간인 것 같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조금씩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것 같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여행’을 즐길 워밍업을 마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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