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사수 대작전!!


오늘의 이동경로는 짧지만 많고 또 바즈버스 이동이 어려운 구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사실 다른 방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는 내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렌터카로 결론을 내렸다.


우선 짐이 많았고, 이 짐을 들고 엄마와 대중교통을 타는 것이 무리였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렌터카 부킹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침 일찍 아비스 렌터카 매장을 향해 나섰다.


일정을 확신하지 못해서 미리 렌터카를 예약한 게 아니라 바로 매장에서 컨텍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짧은 영어로 아쉬운 데로 렌터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1시간 이후에 가능하다며 그때 오라고 마지막 체크를 확인받고 돌아서는 순간 뒤통수에 알 수 없는 서늘함이 올라왔다.

설마….. 지금 세상에 스틱은 아니겠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oldtimer-4111786_1920.jpg Image by S. Hermann & F. Richter from Pixabay

혹시 지금 스틱이 뭐지? 라며 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스틱이라면 지금처럼 오토 기어가 아니고 수동기어로 차를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트럭 종류만 수동 스틱이지 일반적인 차량들은 거의 다 오토였기에 일말의 의심도 없이 렌트를 했던 것이다.


나의 이런 쓸데없는 걱정은 정확히 맞았다.

다행히도 운전면허 딸 때 2종 보통면허를 신청하여 수동 기어를 운전해본 기억은 있다.

그 이후에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스틱으로 운전을 해 본 적이 없다.

정말 혹시나, 말도 안 되는 상황과 질문이라는 생각으로 코웃음 치며 물었던 질문의 답을 듣는 순간 나는 얼음이 되어 버렸다.


순간적으로 잠시만 보류해달라고 하면서 다른 렌터카 업체를 찾았다. 이 지역에 있는 다른 브랜드는 유로 카였다. 그러나 아비스 직원이 유로 카에도 아마 오토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흘렸다. 정말 멘붕이었다.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거리 전체 지도는 있었지만 자세한 상점 정보들이 없었다. 지금처럼 구글맵이 상용화된 때가 아니었다. 자세한 상점 정보가 없는 상태였다. 유로 카의 주소도 모르는 상황에서 오로지 물음에 의존해서 겨우 40분 만에 매장을 찾았다.


마음이 급했다. 벌써 집에서 나온 지 1시간이 넘어서고 있었고 엄마가 기다릴 생각을 하니 몇십 분의 숙소가 멀어도 너무 멀게 느껴졌다. 더구나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엄마에게 전화해야겠다는 생각도 못했다. 겨우 찾은 유로 카 회사에 렌터 차량을 의뢰하니 당연히 오토매틱은 없었다. 더구나 에어컨도 없고, 파워핸들도 아닌 차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되돌려줄 때 사업소까지 반납하는 콜렉트 비용이 어마하게 발생했다.


아놔… 씨 이거 미쳐버리겠네. 당장 다시 아비스로 돌아가야 했다. 아까 그 차라도 렌트를 해야지 아니면 오늘 여기서 발이 묶일 것 같은 상황이다. 더구나 아비스의 경우는 우리의 오늘 최종 목적지인 모젤 베이에 아비스 렌터카 브런치가 있어서 추가 비용 없이 반납이 가능했다.


다시 마음이 애달았다. 무조건 아비스의 차량을 겟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급하니 얼굴에 철판 깔고 유로 카에서 아비스에 전화해서 아침에 들렸던 그 여자가 그 차 다시 홀딩해달래. 그 렌터카 하겠다고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지금 생각하니 완전 유로 카의 직원은 나를 또라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물론 그 날 그의 표정에서 이미 느끼긴 했지만…. 그날은 내가 경황이 없어서 모르고 싶었나 보다.



그러나 계속 통화 중이었다. 통화 연결음이 울리는 그 찰나의 시간도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감사하다 인사를 마치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아비스 매장을 향해서 냅다 달렸다. 무슨 "달려라 하늬"마냥,,, (이거 알면 아재 인증^^) 눈감고 전력 질주하듯 달렸다.


나이즈나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라서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는 매장이 그리 많지 않았고, 차량의 수급 상황을 알 수가 없었기에 아까 그 차가 절실 해졌다. 갔는 데 아까 빌리려던 그 차를 놓치게 되면 아예 오늘 나이즈나를 떠나는 방법이 막막해질 것 같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오늘 일정은 나이즈나에서 오춘으로 거기서 캔고 케이브를 보고, 다시 타조 농장 투어까지 하고 모젤 베이까지 이동도 많고 길도 모르고 더구나 대중교통에 대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스틱이 가능한 면허증이니 스틱이라도 빌려야 했다. 더구나 이 곳 렌터카엔 에어컨도 달려있는 상황이고 파워 핸들이라 조금이나마 운전하기 나은 컨디션이었다. 허겁지겁 아비스에 도착했다. 아비스 렌터카 매장에는 사람들이 진짜 바글바글 했다. 온몸에 땀범벅이다. 처음 렌트할 때, 1시간 후에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 차량이 지금 들어와서 세차 진행 중이었다.


아침에 렌트를 예약하던 직원에게 아까 홀딩했던 차량 내가 하겠다고 했다. 단 몇 분만 늦었어도…. 최선의 선택이 날아갈 뻔했다. 끔찍하다. 아침 내내 마라톤을 한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아침 두 시간이 무슨 일주일을 산 것 같이 힘이 팽 겼다.

12년 전 운전면허 땄던 딱 그날의 그 실력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난 할 수 있다!!*100번 무한 반복했다. 직원은 차 이용법을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시동을 거는 방법까지 설명을 해주면서 나에게 못 미더운 눈빛을 보내면서 진짜 할 수 있니? 너 정말 가능한 거야? 몇 번씩 물어봤다. 렌터카 업체에서 숙소까지 차를 가지고 가는 것도 큰일이다.


gas-pedal-397481_1920.jpg Image by Uwe Hoh from Pixabay

그 상황에 내가 기억해야 할 딱 한 가지는 바로 기아를 바꿀 때 클러치를 밟아 줘야 한다는 사실 뿐이었다. 1단으로 시동을 걸었으나 2번이나 시동이 꺼지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직원은 한숨을 쉬었다. 내리기 전에 직원은 seat belt를 5번쯤 강조했고 나의 운전 실력 때문인지 서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렌트해 준 걸 후회하는 눈치 같기도 했고…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렌터카 빌리는데 까지는 성공이다.

렌터카 사수 석세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