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은가?
네가 아닌 내가 기준이 되는 판단
26세 직장 여성인 하루 씨. 하루 씨는 오늘도 직장에서 지내는 동안 또는 퇴근한 후에도 자신의 말이나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걱정하며 살아간다. 그녀는 오늘도 물어본다.
하루: "회사에서 새로 저희 부서로 발령이 난 분이 있는데요. 제가 그분 일을 도와줘도 될까요? 괜히 도와주면 오지랖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 "하루 씨는 괜찮은가요?"
하루: "저요?"
나: "네. 하루 씨는 그분을 도와줘도 괜찮아요?"
하루: ".... 아... 네. 저는 괜찮아요. 끙끙대는 거 보면 도와주고 싶어요. 저 신입 때도 그랬거든요."
나: "그럼 도와주세요."
하루: "상대방이 제 도움을 싫어하면 어쩌죠?"
나: "그럼 안 도와줘도 괜찮다고 하겠죠."
하루: "그럼 다행인데 맘속으로 싫어할 수도 있잖아요."
나: "하루 씨가 그것까지 신경 써야 할까요?"
하루: "... 신경 쓰이는데요."
나: "그럼 하루 씨도 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안 괜찮은 거 아닌가요?"
하루: "도와주는 건 괜찮은데 신경이 쓰인다는 거죠."
나: "신경이 쓰여서 고민되는 것도 하루 씨 입장에서 괜찮은 건 아니잖아요."
하루: "그럼 도와주지 말까요?"
나: "도와줘도 되고 안 도와줘도 되는데요. 중요한 건 판단 기준이 남이 아니라 본인이 되는 거예요. 다시 말씀드리면 안 해도 되고 해도 돼요. 다른 사람이 싫어할지 좋아할지를 따지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지 안 하고 싶은 지를 우선 물어보세요. 그러고 나서 상대방이 싫으면 싫다고 할 것이고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할 거니까요. 상대방이 표현하지 않는 생각? 그것까지 우리가 알아야 하나요? 그건 알 수도 없고 알아야 할 필요도 없어요. 상대방이 적절하게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것에서 생기는 갈등은 하루 씨 책임은 아니니까요."
내 행동에 대한 판단 기준이 상대방이 되면 고민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유는 상대방은 한 명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