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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레인영 Feb 16. 2022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날의 내 모습은 말이야

아마도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넌 꿈이 뭐니?


꿈에 대해 질문을 받아본 적이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어릴 적엔 수도 없이 받았던 질문인데 삼십대로 접어들고서부턴 확실히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질문이 되었다. 이해는 된다. 꿈을 논하기엔 당장 내일 하루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현실이니깐. 일단은 퇴근하자마자 전기장판으로 침대가  따뜻해질 때면  안에  하고 들어가는  당장은 제일 좋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단어는   깊숙이 어딘가에  박혀있다가 잠이 오지 않는 어느  밤에 불현듯 찾아오곤 한다. 결국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 때면 그날은 아마도 밤을 꽤나 설치는 날이 되겠다.


이 세상의 모든 질문들을 별 다섯 개 난이도로 구분 지어본다면, ‘넌 꿈이 뭐니?’란 질문은 여전히 나에겐 별 다섯 개짜리 질문이다.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인 것 같다. 무한한 상상이 가능했던 어린 시절에는 그저 동전 뒤집듯이 이 세상의 모든 있어 보이는 직업들을 꿈이라고 얘기하고 다니면 그만이었는데, 삼십 대에 접어든 지금은 선뜻 이게 내 꿈이라고 대답하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생각해보면 매년 나에겐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회사에선 매년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월급 외 수익 터널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나만의 당찬 계획이 있었다. 이젠 이 모든 것들을 하나씩 이루어낸 서른한 살의 나에게 ‘꿈’이란 단어는 결국 돌고 돌아 또다시 나를 찾아왔다.


결국 무엇을 위해


목표가 지점으로써 존재한다면, 꿈은 장면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올해는 얼마만큼의 돈을 모으겠다는 게 목표라면, 미래의 나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와 장소를 상상하는 것은 꿈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미래의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들을 상상해보려 노력한다. 아직 ‘제 꿈은 이것입니다’라고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나를 스쳐간 무수히 많은 작은 목표들을 하나 둘 이루어낼 때마다 ‘꿈’ 속의 내 모습도 조금씩은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가끔은 또 이런 생각을 한다. 떠올렸을 때 행복하다면 그것이 결국 내 꿈이지 않을까. 꿈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꽃씨처럼 소리 소문 없이 피어났을 때 비로소 꿈이라던데. 대단한 무언가가 꼭 꿈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드는 생각은 그저 행복한 나만의 가정을 이루어내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자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가장 멋진 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아,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고 있다.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물론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내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그 순간까지 나만의 솔직한 글을 써 내려가는 모습이기를. 그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스스로를 글로써 다져갈 수 있는 사람이기를. 오늘도 열심히 꿈꿔본다.


아무튼 결론은 그래서 내일도 부지런히 써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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