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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May 18. 2024

한국에서<엄마표 영어>사교육 없이 가능할까?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에 대한 고민은 적어도 N번이상은 고민해봤을법한 주제다. 최근 필리핀 여행을 갔다오고 나서 영어가 조금씩 들리면서 나도 이 정도로 들리는데 아이들은 마음 잡고 하면 프리토킹 쌉가능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사실 그전부터 영어 공부를 위한 셋팅은 나름대로 하고 있었으나 첫째는 별다른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 이미 머리가 커서 본인이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안된다고나 할까. 그런 정체성 혹은 이유가 없어서 더 그런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장래 유투버가 꿈인 아이에게 너가 영어로 말할 수 있다면 그건 글로벌 구독자들을 모을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었더니 그제서야 동기부여가 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작년 가족 여행. 호텔 수영장에서 만난 외국 아이들과 같이 놀아서 재밌지 않았냐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첫째는 영어 만화가 너무 유치하며 재미없다는 말을 했다. <맥스&루비> 시리즈를 전시즌을 구입했는데 시즌 5까지 보고 첫째는 재미가 없다하여 하차했다. (아마도 조만간 처분할지도 모른다.) <까이유>는 대머리라고 싫다했으며 <페파피그>는 이제 너무 많이 봐서 질린단다. (아마 봤을 때는 되게 좋아하면서 봤던 걸로 기억) 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는데 아이도 자라면서 관점이 바뀌고 생각도 자란다. 걱정이 되는 부분은 유투브나 영상 매체, 게임 등으로 관심이 간다는 것이었는데 이 부분을 아이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다보니 부모 입장에서 가지치기 혹은 셧다운 시켜줄 필요성이 있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반발도 장난아니고, 그 속에서도 아이와 관계가 껄끄러워질까봐 걱정하는 사람은 엄마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왜 통제해야 하는지도 아이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물론 아이는 이해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영상이나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집은 리모컨 분실 사건이 있었는데 리모컨을 분실해서 영어 dvd 말고는 tv 자체를 볼 수 없었다. 무려 7일 이상이나. 속으로 나는 리모컨을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랬다. 그랬는데 어느날, 남편이 리모컨을 발견했다고 한다.(이 화상.) 그래서 나는 가끔씩 자발적으로 리모컨을 숨겨놓고 잃어버린척 하기도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tv를 보지 않아도 납득하니까. 이 수법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가끔은 설명하지 않고도 단호하게 해야할 때가 있는 것도 같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문화처럼 받아들여진다고나 할까. 그리고 아이의 핸드폰도 아이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겨버렸다. 아이에게는 엄마는 너가 게임보다 더 재밌는 게 가득한 이 세상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는 쉽게 실증을 내며, 가끔은 주의력이 부족한가 싶을 정도로 어떤 부분에서는 많이 흘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성향이라 더 게임이나 스마트폰이 주어지면 더 영상이나 미디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현재 핸드폰 없이 내가 전에 쓰던 공폰을 주어 사진 정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자기는 사진을 찍어 그림을 그리고 꾸미고 싶다나 뭐라나. 그래서 그정도는 허용해주었다. 그렇게 TV와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사용제한을 걸은 후 루틴을 세워보기로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으며 아이와 충분한 소통을 했다. 지금 저학년때 왜 영어, 책읽기를 했으면 좋겠는지, 대신 수학은 개념정도만 잡고 가자며 문제집 1권이랑 수학익힘책 1권 정도를 풀어보기로 했다. 영어는 거부감이 워낙 심해서 당장 dvd를 보라고 하지는 않았다. 일단 수학 문제집 푸는 루틴, 하루 30분 앉아있는 것부터 시도했다. 그리고 조금씩 영어 그림책을 끼워놓기 시작했다. 하루에 1권 정도지만 서서히 스며들게 해서 3권까지 늘릴 예정. 그리고 영어 그림책 글밥이 지금은 작은 것을 읽기 때문에 사실 그림만으로 유추 쌉가능하다. 오히려 첫째보다 둘째가 더 집중한다.












물론 이 엄마표 영어의 끝이 어떤 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 영어 싫어! 엄마 싫어!의 결론이 아니었으면 한다. 참고로 우리집 상황은 맞벌이 가정이며, 아직까지는 저학년이라 학원을 보내고 있지는 않고 있다. 예체능에서 수영 혹은 태권도 정도는 보내볼까 하는 마음은 있다. 내 속도대로가 아닌 아이의 속도에 맞게 하는 정도. 최근 자기 절대 영어 만화 유치해서 안본다고 해놓고 동생이랑 <퍼피 구조대> 정도는 봐주는 첫째. 자기 영어 만화 안 싫어한다고 해서 "그래?" 싶었다. 그래서 첫째와 같이 정해본 루틴이 이렇게 완성 되었다. 한글책은 얼마나 읽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학교에 가면 2권에서 3권이상은 읽는다고 해서 중간 중간 내가 읽히고 싶은 책+첫째의 관심 분야를 끼워넣어주고 책을 바꿔주는 편이다.

 




아이들 영어책 읽어주다보니 나도 리딩 실력이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 읽는 시간은 짧은 건 5분 글밥이 있는 건 10분 정도 걸린다. 어렸을 때 이렇게 영어 배웠으면 재밌게 배웠을 것 같은데 아무튼 아이들 책 읽어주면서 더 신나고 흥분하는 엄마다. 꾸준히 하는 것은 자신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해보려고 한다. 물론 때로는 아이가 안하겠다고 징징거리고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데 그때마다 열폭하고 싶은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그럴 때는 유두리 있게 칭찬 회유 간식 회유 혹은 쿠폰 발행 혹은 분량을 조금 줄여주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우리 아이의 같은 경우는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편이라 그래도 해야할 매일의 총량은 채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차라리 학원 보내면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한다. 그러나 학원 간다고 제 밥 그릇 챙겨올 아이는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보내지 않고 있다. 언젠가 학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받을 생각이지만 영어 학원은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랄까.  






참 자식 교육 시키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학습 일기 쓰러 총총.







작가의 말: 꾸준함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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