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속에 고립된 욕망의 민낯
이봐, 예전에 영화는 그 자체로 특별한 이벤트였어. 신문이든 전봇대든 친구의 전언이든 정보를 얻고 작심한 후 누군가(주로 썸녀나 여친)를 꼬셔서 극장 앞에서 줄을 선 다음에 티켓을 사지.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우선 어묵이나 닭꼬치 같은 간식을 먹어. 시간이 되면 어둠 속에 들어가 놀라고 소리치고 웃고 소름 돋고 눈물을 흘리지. 기회를 봐서 손도 잡고 말야. 극장 밖에 나와 철판순대에 소주나 경양식에 맥주를 먹으면서 복기를 해. 난 어떻게 봤네, 넌 어느 장면이 좋았니, 이런 대사가 찰지더라, 배우 연기는 어떻고, 후속작은 언제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