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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에나 Feb 13. 2020

나에게서 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글쓰기를 주저하고, 망설이는 그대에게 ①



다시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아 출근하기 싫다.'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오늘은 뭘 쓸까?’이다.


나는 신변잡기적인 주제로 글을 쓰다보니 다른 사람에 비해 소재 고갈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편의점, 음식, 사람, 일상을 주제로 돌아가며 쓰다보니 소재고갈보다는 한 소재의 글만 쓰다보면 종종 지루함을 느껴 자주 이것 저것 번갈아가면서 쓰는 편이다.


그럼에도 얼마전 극한의 비(非,아닐 비)쓰기 시즌을 지나오며 평소 내가 어떻게 글을 쓰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글을 쓰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같은 사람도 글을 쓴다며. 내가 글을 쓰는 스텝을 되짚어보며 함께 쓰자고 응원해주고싶다.  

 


우선, 글을 쓰려면 우리는 소재를 찾아야한다. 모든 순간 촉각을 세운다면 소재 찾기는 쉽다. 다만 평소 시각이 무디거나 소재 찾기 훈련이 부족하다면 다소 어려울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 카피라이터를 꿈꾸던 시절, 사람들이나 트렌드를 관찰하는 게 습관화시켜 소재 찾기의 훈련은 어느정도 되어있다. 소재찾기 훈련이라고하면 거창해보이지만, 그저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가지고 글쓰고 싶다! 라고 느끼는 것을 찾는 연습이라고 여기면 쉽다 와 닿을 것이다. 참! 심신의 에너지가 바닥났을 때에는 뭐든 시작하는 게 어려울지도 모른다.


소재를 찾았다면 1단계 패스! 사실 나는 소재 찾기보다도 발견한 소재를 어떤 이야기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를 더 고민한다. 소재를 한번에 후회없이 풀어내려면 소재에 대한 깊은 흥미와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에 대해 구상해봐야한다. 이것이 이상적인 글쓰기 방법이지만.. 현실의  나는 대체로 글을 쓰기 시작하며, 글의 흐름에 따라 구상을 한다...(죄송) 매번 써 놓은 글을 보며 다음에는 꼭 미리 구성을 하고 쓰자! 라고 마음 먹지만, 책상앞에 앉으면 까맣게 잊고 만다.(여러분은 그렇게 하지 마시라. 이 말이다.)


 실제적으로 나는 글을 쓸 때, 일단 오늘 쓰기로 작정한 글감을 새하얀 화면 위로 눈뭉치를 굴리듯 살살 굴린다. 이야기 뭉치는 스크롤 너머를 굴러가며 점점 덧살이 붙는다. 덩치가 커지고 글에 맞게 떠오른 주제도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어느 정도 분량이 써지면, 소재와 주제의 균형과 어우러짐을 보며 수정한다. 정신없이 쓰다가 들어간 어울리지 않는 소재는 잘라서 메모장에 보관해두고(재밌는 소재가 없을 때 이 메모장을 한번 훑어보고 다시 건지기도 한다.), 주제를 강화하기 위해 근거나 소재를 덧붙인다. 아주 가끔 조금 신기한 것은 단숨에 삭제할 부분도 없이 쭉쭉 써내려질 때이다. 내 안에 누적된 이야기가 커서의 깜박임을 따라 와다다다 달리는 것이다. 이렇게 썼던 이야기는(https://brunch.co.kr/@theonlymoment/39) 생각보다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진심 통했다는 쾌감을 나에게 주기도 했다.


동시에 치유가 목적이 아님에도 글로 내 마음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 동시에 여러 사람들의 응원까지 받으니 글을 쓰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   




글쓰기도 시작이 어렵다. 한번이 어렵지, 한번 해보면 날새는 줄 모르고 쓰게 될 것이다. 소재와 표현, 글쓰기 스킬을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쓰고자 하는 결심이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_소설가 장강명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21646.html)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_ 감독 봉준호

(마틴스콜세이지 감독의 말을 수상소감으로 인용)


 

이 두 말이 요즘 나에게 파도처럼 계속해서 밀려드는 말들이다. 매일 아침 출근후 각종 잔업을 하면서 마음으로 새기며 글쓰기의 시동을 건다. 이렇게 얻은 동력으로 시간을 쪼개 마음에 드는 칼럼을 필사를 하고, 책을 잠시 읽고 집으로 돌아온 후 바로 책상에 앉는다. 그리고 글을 쓴다.




 써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써야만 한다. 그래야 갈증이 해소된다. 하지만 글을 쓰기로 작정해도 내가 뭘 쓰지? 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떠오르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일단 그저 써보라.는 말이다. '누가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하겠어?'라며 극심한 자기검열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때 되새겨야 할 말이 바로,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으로 인용된 두번째 문장이다. 저 말은 나에게 근거없는 자신감을 자주 준다. 주저하는 창작자에게 큰 힘이 되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내게 가장 익숙하고 하찮아 보이지만, 나만 볼 수 있는 시각으로 느낀 아주 개인적인 감정들이나 이야기는 나만 가진 이야기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창의적일 수 밖에 없다. 글로 선명하게 표현될 때 다른 사람들은 독창적이라며 감탄한다.




 


저 두 문장이 합쳐져서 나에게는 극강의 원동력을 주었다.

글을 쓰고 싶지만, 주저하고 망설이는 당신에게도 오늘의 격려가 모터를 달아줬으면 좋겠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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