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던 길. 한 커플이 바로 내 옆자리에서 사랑싸움인지, 그저 감정 다툼(?)인지 한참을 논쟁 중이었다. 박수가 두 손뼉이 마주쳐 나는 것처럼 이들 또한 어찌 한 명만이 일방적으로 서로를 서운하게 만들었겠는가.
30분을 이어간 두 사람의 치열했던 다툼을 의도치 않게 직관한 내게 기억이 남았던 여자분의 한 마디가 있었다. 일부러 엿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의 칸에 타고 있던 모두가 듣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참을 떠올렸을 말.
"오빠는 자꾸 습관처럼 나한테 예전에 그런 모습들이 '좋았었다'라고 하잖아. 그게 지금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잖아."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이제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했었다'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