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친구의 부탁 들어준 후 경찰서행
쉿! 퇴사 은행원이 알려주는 금융 꿀팁!
신이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돈을 어떤 사람에게 주는지 살펴보라.
If you want to know what God thinks of money,
just look at the people he gave it to.
- 도로시 파커 Dorothy Parker
주의해라.
누구의 부탁으로도 통장은 빌려주면 안 된다.
통장은 당신의 또 다른 신분증이라 생각해라.
당신은 대포통장이란 것을 아는가? 그러면 ‘보이스피싱’이라는 사고는 들어봤는가?
통장을 개설한 사람과 실제 사용자가 다른 비정상적인 통장으로 각종 범죄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일명 ‘대포통장’이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례가 바로 ‘보이스피싱’의 사례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이 매달 1,000개로 집계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피해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년 전, 마음이 좋아 친구의 부탁을 잘 거절 못하는 고등학교 동창 ‘이선심’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어쩌면 좋지? 한 달 전에 친구가 부탁해서 통장 하나 만들어서 빌려줬거든. 그런데 갑자기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 거야.”
“통장을 빌려줬다고? 명의를 그렇게 함부로 빌려주면 어떻게 해? 요즘 보이스피싱부터 시작해서 각종 다단계 피해자들 방송에 나오는 것 못 봤어?”
“요즘 경제적으로 아주 힘들었거든. 카드대금도 밀리고. 그런데 통장 만들어서 잠깐만 빌려주면 이백만 원을 준다고 해서 덜컥 해 줬지 뭐야. 어떻게 하지? 나 감옥 가는 거 아니겠지? 그냥 통장만 빌려줬을 뿐인데 별일 없겠지?”
“바보. 아무 이유 없이 네게 돈을 준다면 의심부터 해 봤어야지. 일단 경찰서에 가서 솔직하게 이야기해. 무엇으로 이용되었는지,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도 물어봐.”
안타까운 사례였다. 실제 대포통장의 범죄에 사용된 피해액 규모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주로 가출 청소년, 노숙자, 신용불량자 등 돈이 필요한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수백만 원의 돈을 주고 그들의 신분을 도용한 통장이나 카드 등을 이용하는데 때론 해외 마약범들에게도 사용되고 있다 하니 상당한 주의를 요구하는 부분이다.
아래같은 메시지를 받았다면 주의하자.
<고객님, 쓰고 있지 않은 통장 대여해 주시면 사례금 드립니다. 간단히 통장 앞면과 주민등록증 앞뒷면 핸드폰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개인 · 법인 통장 매매합니다>
<통장 사드립니다, 남녀노소 불문, 당일 입금>
직접 통화해 보면 그 사례금 또한 수백만 원이다.
지금 당신의 사정이 어려울 때 이런 제안이 온다면?
물론 거절하기 힘든 달콤한 제안일 수 있으나 기억해라.
그 돈은 ‘금융’에 대해 아무 지식도 없이 꼬깃꼬깃 장롱 안에 모아 왔던 당신 부모님의 전 재산일 수 있음을 말이다. 선량한 피해자가 당신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대포통장을 활용한 범죄는 다양하다. 범죄자들이 범죄 후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한 용도로 대포통장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짜 금융회사 사이트를 제작한 후 개인 금융 정보를 빼돌려 돈을 가로채거나 저금리로 대출을 알선해준다고 속인 후 수수료를 가로채는 금융사기, 납치 범죄 후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비자금 관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그럼 나의 친구가 받게 되는 처벌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
안타깝지만 통장의 명의를 대가를 바라고 빌려주어 선의의 피해자가 생겼으니 처벌을 피해가긴 어렵다. 금융거래법에 따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 정도가 심해 금융 질서 문란 행위자가 된다면 최대 12년 동안은 마치 신용불량 거래자와 같이 신규계좌 개설, 신규대출 등을 거절당할 수 있고, 신용카드 한도에 대해서도 제재받을 수 있다.
‘십년지기 친구에게 통장 하나 빌려주는 것뿐인데 뭐?’라고 가볍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요즘 너도나도 갖고 있는 신용카드, 통장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의 제2의 신분증이라고 생각해라.
당신은 신분증을 남에게 빌려주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통장, 신용카드 또한 마찬가지다.
항상 주의하고 또 주의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