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ulture Map - Erin Meyer

그때 그 순간 - "다른 나라 동료들과의 협업에서 현타를 느낀 날"

by 이상민

이 책을 읽었던 건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 전.

코닥이라는 회사의 아태지역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다양한 나라의 동료들과 협업으로 일하고 있던 시기였다.

중국, 일본, 호주, 인도, 싱가포르 등지의 동료들과 협업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던 바로 그 시절.

어떻게 하면 더욱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구매했던 책이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국적 프로젝트팀을 리딩 혹은 협업하는데 완전히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프로젝트의 퍼포먼스도 확연히 달려졌다.


또한 다이슨에 재직 중일때 만났던 영국인 컨설턴트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 주었고,

그 친구는 그날 이후 아직도, 이 책을 자신들의 고객과 동료 및 팀원들에게 추천해주고 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집에 있는 시간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프로젝트 및 컨설팅을 하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나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며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런 친구가 주변에 이 책을 추천하고 다니는 것만큼 이 책의 효용성에 대한 더 강한 증거는 없을 듯하다. 물론 링크드인에서 culture map으로만 검색해도 엄청나게 많은 추천이 쏟아지긴 한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의 저자인 Erin Meyer는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사춘기의 대부분을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보냈으며, 이때 얻은 다양한 경험과 오랜 연구의 결과로, INSEAD의 교수로 재직하며 Cross Cultural Managament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각 문화 혹은 국가를 총 8개의 Scale (국문 번역본에서는 '차원'으로 번역)로 나누어 상대적인 척도를 표현했다.


1. 커뮤니케이션 : 저맥락 직접적 소통 (미국, 독일) vs. 고맥락 간접적 소통 (일본, 한국)

2. 피드백 : 부정적인 내용도 직접적 피드백 (네덜란드, 러시아) vs. 부정적인 내용은 간접적 피드백 (일본, 태국)

3. 설득 : 원칙 중심 (이론 → 결론 / 프랑스, 이탈리아) vs. 사례 중심 (사례 → 결론 / 미국, 캐나다)

4. 리더십 : 수평적 평등한 관계 (덴마크, 스웨덴) vs. 수직적 위계적 관계 (한국, 중국)

5. 의사결정 : 합의 중심 (일본, 벨기에) vs. 탑다운 (한국, 미국)

6. 신뢰 형성 : 업무 기반 성과 중심 (미국, 독일) vs. 관계 기반 중심 (중국, 브라질)

7. 갈등 : 토론/충돌을 통한 대립 가능 (프랑스, 이스라엘) vs. 대립 회피 (일본, 인도네시아)

8. 시간개념 : 일정을 중시하며 정시 개념 (독일, 스위스) vs.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적용 (인도, 나이지리아)


* 영문 원서

1. Communicationg : low-context vs. high-context

2. Evaluating : direct negative feedback vs. indirect negative feedback

3. Persuading : principle-first vs. applications-first

4. Leading : egalitarian vs. hierarchical

5. Deciding : consensual vs. top-down

6. Trusting : task-based vs. relationship-based

7. Disagreeing : confrontational vs. avoid-confrontation

8. Scheduling : linear-time vs. flexible time


이 책이 쓰인 게 이미 10년도 지난 일이라, 지금의 한국의 젊은 세대와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문화를 고려한다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내용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했다면 여러 번 느꼈을 수 있다.


"왜 인도애들은 Due date을 안 지켜?"

"왜 일본애들은 리더가 들어온 회의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미팅 후에 또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는 거지?"

"저 네덜란드 애는 너무 팩폭인 거 아냐?"


이 책은 왜 그러한 일이 발생하며, 그 문화적 배경은 무엇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협업하고,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한 예로, 일본 지사에 방문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해야 했을 때가 있었다.

15분 정도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은 게 아니라, 대부분이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때 문제를 파악한 나는, 일본팀의 팀 리더, 동시에 내 직속 보스이기도 했던 분을 회의에서 잠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다시 브레인스토밍을 한 결과,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이야기들 -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인들의 상사 앞에서, 어쩌면 상사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하기가 어려웠던 일본팀 동료들은, 상사를 자리에서 내보내자 비로소 본인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엔 책에 나온 예시를 보자.

Mearsk에서 10여 년간 일했던 Ulrich Jepsen 은 덴마크의 전형적인 문화에 따라 오래도록 팀원들을 리딩해왔다. Managing Director 로서 그는 직원들과 다를 바 없는 한 명의 팀원이었고,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직원들이 자신을 거만하다거나 직원들보다 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회의 때는 인턴의 의견도 팀장의 의견과 똑같이 받아들여졌으며 이러한 문화는 덴마크에선 무척이나 흔한 모습이었다. 개인을 위한 별도의 방도 요청하지 않았고, 최대한의 권한을 팀원들에게 부여했다. 이러한 리더십은 무척이나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4년간 연속해서 4번이나 승진할 수 있었고 5년째에 러시아 팀을 관리하는 업무를 부여받았다. 4개월 후, 그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 직원들이 나를 Mr. President로 부른다.

- 직원들이 내 의견을 바로 따른다.

-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주저한다.

- 직원들이 나의 승인을 끊임없이 요청한다.

- 직원들이 나를 마치 왕처럼 대한다.


동시에 그의 러시아 직원들 또한 다음과 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 그는 약하고, 효과적이지 못한 리더이다.

- 그는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 그는 최고층의 사무실을 포기했다. 이것은 우리 팀이 회사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 그는 무능하다.


기존의 문화권의 방식대로, 새로운 문화권에서 아무런 고민 없이 적용할 경우, 바로 위의 예시처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을 이 책에선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상대방의 문화권을 먼저 이해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그들의 반응과 행동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문화에 따라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적절하게 스위칭하는 것을 제안한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나의 문화권의 방식 또한 새로운 문화권의 동료들에게 공유하며,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나에 대한 오해를 - 다른 문화에서 온 차이임을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고,

동시에 새로운 방식의 업무를 익혀가고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보다 효과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와있는 매우 재미있는 테이블 하나를 공유한다.


Anglo-Dutch Translation Guide라는 것으로, 영국인과 네덜란드일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차이다.

구글에서 검색해도 다양한 버전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HBR의 자료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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