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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time Dec 13. 2024

SF: 헬리오스-X

2 프로젝트의 시작


태양 관측소의 긴장감 넘치는 공기를 가르며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이준혁 박사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를 춤추듯 날았다.  


"이게 무슨..."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거대한 전파망원경 어레이가 포착한 신호는 그 어떤 자연 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패턴을 그리고 있었다. 동시에 지구 대기권에서는 초강력 태양풍으로 인한 오로라가 전례 없는 규모로 나타나고 있었다.


극지방의 하늘은 평소와는 다른 색채를 띠고 있었다. 전형적인 녹색과 푸른색 오로라에 붉은색과 보라색이 이례적으로 교차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오로라의 파장이 규칙적이고 간격이 일정했다는 점이었다.


"모두 집중!" 이준혁의 목소리가 관측소 전체에 울려 퍼졌다. "방금 태양으로부터 미확인 신호를 포착했다. 모든 시스템 재점검, 간섭 가능성 확인해."  


오로라의 색채 변화와 태양풍의 강도는 포착된 신호와 기묘하게 동기화되고 있었다. 녹색 오로라가 붉은색으로 변할 때마다 전파망원경의 신호 패턴이 미세하게 변화했다.


마치 누군가 거대한 우주의 건반을 연주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과학자들이 숨 가쁘게 움직였다. 모니터들은 데이터를 폭포처럼 쏟아냈다.  


"간섭 없음 확인됐습니다."


"신호 패턴 분석 중... 이건 절대 자연적인 게 아닙니다."


"박사님, 오로라 스펙트럼과 신호의 상관관계를 보세요!"  


이준혁은 중앙 스크린으로 다가갔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스펙트럼 분석은 그의 호흡을 멎게 했다. 오로라의 색채 변화와 태양풍의 강도, 그리고 포착된 신호가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있었다.


"이건... 불가능해..."  


그의 머릿속에서 수천 개의 생각이 폭발했다. 이 신호가 의미하는 바, 그것이 가져올 파장, 인류에게 미칠 영향...  


"국제우주기구에 즉시 보고하라." 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최고 경계 태세 돌입이다."  


국제 우주 기구에 이 사실이 보고되자, 전 세계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각국 정부와 우주 기관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며칠 간의 격렬한 토론 끝에 대담한 결정이 내려졌다.


"우리는 태양 탐사선을 발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제 우주 기구의 대변인이  세계 언론 앞에서 발표했다. " 미션의 목적은 신호의 정체를 밝히고, 가능하다면  원천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명 '헬리오스-X'가 공식 발표되었다. 이준혁 박사는 창밖으로 떠오르는 새벽 태양을 바라보았다. 저 속에 숨겨진 비밀이 무엇일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오로라의 색채는 여전히 미스터리한 리듬을 연주하고 있었고, 태양풍은 마치 거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요동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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