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6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인간 프린터기?

궁금하다. 미키17

by 끄적끄적 Mar 11. 2025

 아직 미키17을 보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음에도 최근에 영화관을 갈 생각을 잘 못하게 돼서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참 인간 프린터라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소재인 것 같다.


 인간을 프린터 할 수 있다고 하면 당연하게 사회는 큰 혼란이 생길 것 같다. 프린터하는 가격이 얼마인지에 따라 빈부의 격차와 기회의 격차가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고 아마 기술이 완전하다고 판단되는 순간부터 수많은 법과 사회적 규제가 일어날 것이다.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주제로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고 말이다.


 인간을 프린트하는 능력이 생긴다면 아마 가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들은 조금 다크한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노예, 실험, 전쟁 등 꽤나 군중들이 아우성칠만한 이야기들이 줄줄이 탄생될 것 같다. 사무실 저 끝에 있는 복합기만 해도 종종 내가 너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식으로 큰 소리를 내며 수많은 종이들을 뱉어낼 때가 있다. 설령 쏟아져나온 종이들이 중요해서 인쇄버튼을 눌렀다가도 내가 지금 종이를 뱉어대는 저 복합기만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나 의심이 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서서히 그 소음에 익숙해져 실수로 한, 두장 오류로 종이가 인쇄되는 건 나중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인간을 프린팅하는 기계가 우리 손에 쥐어진다면 아마 그렇지 않을까? 복제된 인간을 이면지처럼 사용하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라는 부분을 아예 망각하게 될 것이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소의 모습을 보고 ‘귀엽다.’, ‘불쌍하다.’ 생각하가다가도 그릴 위에서 마이야르 현상을 뿜어내는 광경에 침을 흘리듯 말이다.


 프린트 된 인간을 같은 인간이라 보는 것도 힘들겠지만 프린트 된 인간들로 하여금 아마 꽤나 많은 짓을 점점 서슴없이 하게 될 것 같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 영화 '황산벌' - 인간장기 씬 ]


“A.5로 이동.”


-탕!-


“끄아아아악.”


 인간을 체스판 위에 두고 서로를 죽이는 게임을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 287번 투입하겠습니다.”


 하얀털의 분홍색 눈을 가진 쥐가 아닌 인간들의 몸에 직접적으로 약을 투여해 수많은 생체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프린터 #복제17호 #17번째생일선물 #아이돌복제 #한정판


작년에 주문한 아담17호가 드디어 왔다. 눈이 올 때 생일축하 기념으로 받은 선물이 이제야 오다니. 많이 이뻐해줄게. 아담.


 서로의 복제품을 선물받으며 유명 연예인의 복제품들이 고가로 상품화되고 그 상품을 SNS에 자랑하는 것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 영화 '아일랜드'의 한 장면 ]


“직접 출산하실건가요? 아니면 프린터 인간으로 출산하실건가요?”

“당연히 제가 안하죠.”


 웃기겠지만 자연스럽게 저출산 인구에 대한 문제는 사라질 수 도 있을 것 같다. 당연스럽게 프린터 인간으로 대리모를 사용하는 일도 생겨날 것 이고 아마 뒤에서 비슷한 사례로 사기를 치는 일들도 많이 생겨나겠지.


“제발... 여보. 어떻게 나한테...”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았어? 이제 솔직해 지자. 나 돈 좋아해서 당신한테 접근한 거였어.”“국내 대기업 총수 모씨의 본체가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을 충격에 빠졌습니다. 모씨가 재혼한 용의자 J양은 모씨의 유전자로 복제인간을 만들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극적인 소재들이 세상에 터져나올 것 이 분명하다. 이전부터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워낙 많이 사용된 소스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복제를 완벽하게 구현하게 되는 순간부터 복제기술의 창시자는 복제인간의 세상에서는 새로운 신이 되는 것이니까.


“복제인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 더 밝고 즐거운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 누군가는 시니컬하고 어두운 소재들의 글을 보고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굳이 밝은 소재의 글을 쓰라고 한다면... 만약에 내가 그 프린터를 가지고 정말 좋은 일에만 써야하는 종속적인 계약에 걸려있다면 과연 무슨 일을 해야할까?


“일단 나는 날 복제하는 일은 없을거야.”


 내 첫 번째 대답은 이것이다. 내가 늙고 아파서 장기가 필요할 때 가장 누군가 나와 완전히 동일한 인간이 있다면 내가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지지만 반대로 나로 인해 누군가가 죽을 수 밖에 없는 확률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수렴하게 된다. 그리고, 나와 똑같은 인간을 복제하게 된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 다른 이들과 경쟁하는 데 지친 우리에게 나와 똑같이 생긴 나에게서 생겨난 누군가에게 복사본은 본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항상 증명하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인간 프린터기가 생긴다면 조금은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지구에서 인간이 살지 않는 땅의 크기는 육지 전체의 70~80퍼센트라고 한다. 내가 만약 인간 프린터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 프린터를 사용할 만한 꽤나 괜찮은 자금력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인간에게서 잊혀진 유령도시를 하나 찾아서 새로운 마을을 재건하는 데 힘을 쓸 것 같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복제되어 세상을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버려진 마을을 되살려 다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데 집중을 할 것 같다. 누군가는 경작을 하고 누군가는 건설을 하며 누군가는 사람들이 올 수 있을만한 매력적인 도시를 구축하는데 힘을 쓴다면 그나마 조금 밝은 테마로 인간 프린터기에서 나온 사람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뭐... 이것 마저도 이야기가 점점 팽창한다면 테라포밍을 하는데 복제된 인간들을 사용하고 결국 테라포밍에 성공하는 줄거리가 나올 것 같다. 물론 그 뒤에는 테라포밍에 성공한 복제인간들과 지구에 살고 있던 인류간의 충돌이 등장하는 전쟁 스토리가 나올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글을 쓰다보니 확실히 인간 프린터기라는 소재가 다양한 이야기를 파생시킬 수 있는 원류의 소재가 있는 것 같다. 글을 쓰면서도 꽤나 많은 이야기가 떠오르긴 한다.


‘죽어도 다시 복제되어 새로운 죽음의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미키의 이야기.’


 미키 17의 로그라인을 보니 한 웹툰이 떠올랐다. 1화를 보고 마지막 화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쿠키를 썼던 웹툰인데 복제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불호가 아니라면 한 번 추천하고 싶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 웹툰 '네버엔딩 달링' ]


 네이버 웹툰의 ‘네버엔딩달링’. 생각보다 너무 걸작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건 영화로 안 나오나? 진짜 재밌을 것 같은데...


 저런 글은 언제 한 번 써볼 수 있으련지... 대단한 천재들이 가득한 세상임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이전 04화 충전? 그거 어떻게 하는 거니?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