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의 색깔은 몇 가지일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의 무지개색은 조금 다르다. 지역마다의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지개 색은 평균 여섯 가지, 중국에서는 다섯 가지, 아프리카에는 부족별로 두 가지에서 많게는 여덟 가지 색으로 본다.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일곱 빛깔로 알고 있기에, 그 외의 숫자들은 다소 의아하다.
과학적으로 무지개의 색을 섬세하게 분류하면, 207개의 색이라 한다. 우리의 눈에 우선적으로 보이는 위주의 색으로 그 숫자를 정하고 무지개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그 색과 수에 맞게 보인다.
이러한 현상에서 약속된 말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사실관계를 따져야 하고 소위 팩트체크를 하는 게 가장 객관적 방식이지만, 사회적 분위기 혹은 공통의 약속처럼 두 세 사람이 이상이 같은 주장을 하면, 우리 의식은 군중심리를 토대로 그렇다고 생각하고 마치 그게 사실인 것처럼 인식하거나 은근히 '그게 맞는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상과 삶에서도 되도록 사람과 사람이 서로 장점을 발견하고 좋은 기운의 말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부르고 같은 방식으로 말하면, 그 내용에 담긴 느낌과 에너지를 전달받고 반복된 그 말의 동의하며, 뇌를 비롯한 신체도 영향을 받는다.
의사가 환자에게 평범한 약을 새로 나온 최상의 치료제라고 말하면 환자는 그 약을 먹고 실제 치료되는 현상을 일컫는 플라시보 효과나 조각상을 실제 사람으로 대하고 사랑해 줬더니 생명을 가지게 되었다는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 효과, 잠재의식을 어떻게 가지는지, 스스로 자신과 삶에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에 따라 삶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미국의 성직자이자 작가인 조셉머피의 변화 이론 역시 마음이 담긴 말의 힘에 그 근간을 둔다.
한 사람에게 어떤 정의를 내려놓고 계속해서 그렇게 부르면 말을 들은 사람은 그 말, 그 정의에 가까운 사람이 되는 실제 실험이 있다. 열 명의 사람들은 미리 약속하고 한 사람이 나타나면 아파 보이고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고 말하기로 한다. 물론 실험 대상의 실제 상태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약속한 대로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너 요즘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들은 사람은 처음엔 '아닌데? 왜 그러지?'로 반응했지만, 두 번째 사람도 세 번째 사람도 비슷한 말을 반복해서 말했더니 듣는 사람은 그 말에 서서히 동요되었고 실제로 몸 어딘가가 아픈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중에는 열도 났으며, 얼굴은 처음과 다르게 어둡고 무거워졌다. 스스로 아니라고 부정하고 반응하지 않으려 한 의지와 무관하게 이미 그 말을 들었고 계속해서 안 좋게 보는 말들 부정적 언어들을 반복해서 생각하다 보니 뇌와 몸은 그렇게 수용하고 반응했다.
일본 학자인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 나오는 '말이 물에 미치는 영향' 실험 결과에는 같은 컵에 같은 양의 물을 떠놓고 한 물에는 일주일간 ‘고마워, 사랑해, 덕분이야, 잘할 거야’ 등의 긍정적이고 밝은 말을 하고 다른 한쪽의 물에는 ‘싫어, 꺼져, 넌 못해, 별로야’ 등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말들을 반복했다. 현미경으로 물 결정의 전과 후를 비교한 결과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놀라웠다.
긍정과 밝음의 말을 들은 물컵 속 물의 결정은 더욱 선명하고 또렷해졌으며, 부정과 어두움의 말을 들은 물 결정은 그 형태가 찌그러져 있었다. 생각해 보자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것을 차지하는 게 무엇인가? 약 72%가 물이다. 좋지 않은 말, 스트레스받게 하는 말, 짜증 섞인 말을 계속 들으면 실제로 어깨가 아프고 호흡이 가빠지며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물론 그 말에 대해 신경 쓰고 그로 인해 몸이 긴장되는 탓도 포함되며, 마음은 물론 몸에도 영향을 끼치는 게 바로 말의 힘이다.
쉽게 나오지 않고 어색해서 못하겠단 이유로 부정적이고 어두운 말들 위주로 하면서 살면 자신은 물론이며 가족, 친구, 회사동료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사람들에게 질병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셈이다.
부부사이에 현실적으로 서로를 칭찬하고 장점을 말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지만 작은 것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고마움을 찾아서 말해보자. 남편이 아내에게 '오늘 김치찌개 정말 맛있네, 난 당신 김치찌개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 '집안일하고 일까지 한다고 고생 많지.. 항상 고마워 나도 더 열심히 할게'
'그 색깔 옷 입으니까 훨씬 어려 보이네, 정말 잘 어울려' '이번 헤어 스타일 정말 잘 어울리네, 당신은 어떤 스타일을 해도 잘 어울려'
아내는 남편에게 '요즘 일한다고 고생 많죠? 당신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있어요. 항상 고마워요'
'당신은 배가 좀 나와도 어쩜 그렇게 남자답고 멋져?' 등의 말이 될 수 있고,
자녀들에게도 '수학 점수는 좀 아쉬워도 우리 아들, 국어는 정말 잘하네 수고했어' '너 네 방 이불 알아서 잘 게우더라? 대단한데?' 등 아주 정말 뻔하고 사소한 일상의 장점들을 발견하고 말해주자.
물론 이런 말들 조차 '으~ 어색해~' '저런 말들도 마음이 우러나야 말하지!' 라는 말이 먼저 생각날 수 있다는 거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정말 특별하거나 꼭 우러나와야만 칭찬하거나, 엄청나게 대단한 일이 있을 때 칭찬하고 좋은 말을 할 작정이라면, 아마 평생 못할지도 모른다.
일상의 뻔한 것들 이미 당연하게 잘하는 것들은 이미 당연해 버렸기에 좋은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고 사는 게 사람이다.
말에는 분명 힘이 있다. 그 힘은 상대 몸과 마음을 그리고 삶을 건강하게 한다. 그로 인해 삶의 변화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작은 감사함의 발견, 이미 있는 좋은 것을 보는 힘 그리고 그것을 상대에게 밝게 긍정적으로 말해주는 실천, 오늘부터 말하기의 거듭남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