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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의 편지

그릇이 커지고 있는 너에게

by 아르노

어제 퇴근하는 데 앞자리 계신 부장님이 책 한 권을 주시더라고.

"이 책 빌렸는데, 네가 재미나게 읽을 것 같아. 한 번 읽어봐"

책 제목은 <사는 동안 한 번은 팔아봐라>였어.


이 부장님이 어떤 분이냐면, 평소에 나에게 인사이트를 정말 많이 주는 분인데.

2015년인가? 남들이 너무 비싸다고 했던 판교의 한 아파트(봇들마을 X단지)를 청약으로 매수하시고 (인사이트도 좋으신데, 운도 좋으셨지), 남들 다 팔 때 끝까지 보유하고 계셨던 분이야. 그리고 광교 아파트(중흥S) 처음 분양할 때 남들 다 비싸다고 할 때 P(프리미엄)를 주고 매수하셨어.

지금은 엄청난 자산가지. 요즘은 비트코인 모으신대 ㅎㅎ


이 부장님에 대해 또 하나 이야기하면,

부서 회의가 진행될 때, 꼭 다른 회의실을 잡고 원격 접속하거든.

그래서 회의가 끝나고 나서 물어봤

"그냥 오시지 왜 굳이 다른 회의실에서 원격접속을 하시는 거예요?"

그랬더니 이리 대답하시더라.

"아 이래야 내가 회사랑 계약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느낌이 나거든"


스스로를 회사에 "종속"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외부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인데 이 회사랑 일정 시간을 계약한 사람으로 생각한데.


갇혀있으신데, 갇혀있 않다고 생각하시는거지.

독특하긴 한데, 발상이 좋으시지?


내 주위에는 이런 분들만 있어. 내가 이런 분들이랑만 깊이 이야기해서 그런가 봐 ㅋㅋ

가끔 좋은 문구를 메시지로 보내주시고 좋은 책 추천도 해주시는데, 평생 곁에 둘 분이야.


아무튼 이 부장님이 책 한 권을 한번 읽어보라 해서

빌려주신 그날, 퇴근해서 바로 다 읽어버렸어.

가독성이 좋아서 쭉 읽히더라고.

송희구 작가님이 쓴 책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알아?

그것처럼 작가의 경험을 녹여서 소설이 쓴 책이야. 저자가 6일 만에 이 책을 썼다네.


여러 부업에 관한 책인데, 뭐 읽어볼 만해.

막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는 않는데 그냥 이것저것 다 해본 형이 "이런 게 있어"하고 이야기해 주는 느낌이야. 이런 부업이 있구나, 이렇게 하는거구나 알게 되었어.

핵심문장은 나중에 매거진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책>에 올릴게


기억에 나는 문단은 아래야.

책 전체를 설명해주는 문단이기도 해.


"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는 퇴근 후 집에서도 무언가를 팔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만들어 콘텐츠를 팔아볼 수도 있고, 나의 쇼핑몰을 만들어 물건도 팔아볼 수 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실패의 경험은 다음 판매의 성공 확률을 높여줄 테니까요. 이런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쌓여 여러분들의 뇌는 점점 판매자의 뇌, 생산자의 뇌로 변해 갈 것입니다."


주위 사람 이야기하니깐 생각난 이야기인데,


김승호 회장님이 책 <돈의 속성>에서 돈의 그릇을 키우라고 말했잖아.

사실 "돈의 그릇"이라는 표현은 여기저기 많이 나오기는 한데, 돈의 그릇이 커야 돈을 모으고 유지하는 힘이 생긴다고 에서 나오거든.

맞는 것 같아.


나한테는 P라는 친구가 있어.

(P 친구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실명은 밝히지 못하는 점 이해해 줘,

개인정보 이슈도 있고 ㅎㅎ. 박 씨야, 그래서 P 부를게)

지금 연락이 끊겨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


이 친구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해볼게.

P라는 친구는 대학 다닐 시절, 면접 스터디에서 만난 친구야.

면접 준비는 늘 나 혼자 했었는데, 유일하게 참여한 일주일 면접 스터디에서 만난 친구였지.


결국 서로 다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신입사원이라는 똑같은 신분 때문에 종종 만나곤 했거든?

서로 뭐 이야기할 게 많을 거 아냐. 회사 이야기부터 상사 이야기 등등

근데 이 친구는 만날 때마다 뭘 투자했데. 나는 "회사 힘들다" 이런 이야기하는데 이 친구는 "어느 지역이 좋다 무슨 아파트를 사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은인이 될뻔한 친구인데, 내가 인사이트를 받아들일 그릇이 없었던거지.

우리가 13년도에 입사했는데 이때가 부동산 침체기였거든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도 거의 안 나던 시절이야.

건설사들은 공급도 안하고 있고.

매수하기 완전 좋은 시장이었지.


아무튼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면,

입사하고 2달 뒤(13년도 3월)인가?

2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샀대.

전세를 낀 투자였는데, 이때 나는 이 개념도 몰랐어.


뭐 계속 만날 때마다 아파트 보유 개수가 늘어나더라고.

그러더니 차도 바꾸고, 회사도 퇴사하고 그러더라.


사실 이때부터 자격지심 때문에 연락도 안 했어.

너무 배가 아픈거야. 내가 커피 사주고 제육볶음 사주던 친구였는데.

지금이었으면 무릎 꿇고 들어가서 배우고 그랬을텐데 말야. 아쉽지 후


그렇게 연락을 안 하게 되고, 그 친구가 번호를 바꾸면서 완전히 연락이 끊겼어.

잘 살겠거니, 어디 유튜브 안 나오나 책은 안 쓰나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 P가 파산했다는 거야.

예전에 면접 스터디 같이 하던 다른 친구에게 전해 들었어.

왜 파산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야. 전해준 친구도 그것까지는 모르더라고.

(투자한 부동산 여러 개가 역전세(기존 전세가보다 떨어진 현상)가 나서 임차인들에게 큰 돈을 돌려줘야 하는데 돌려주지 못하면서 무너졌거나 아니면 PF 대출 받고 투룸 다세대 건물을 지었는데 분양이 안되었거나 보증을 잘못서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받은 대출을 갚지 못해서?)


P에게 큰 돈을 유지하는 힘이 부족했나 봐.

이걸 그릇이 작았던 거라 표현할 수도 있고.

자신의 그릇보다 무리하게 키우면서 깨져버린 거지.


이런 거보면 투자는 "오셀로" 같아.

잘 두다가 잘못 둔 한 수로 싹 바뀌거든.

잘못 두다가 잘 둔 한 수로 싹 바뀌기도 하고.


한 번에 변할 수 있는 거지.

끝까지 긴장을 놓치면 안돼


어제 회사일이 바빠서 PT를 오늘로 미루었.

오늘 운동 부위는 "하체"였.


하체는 늘 새롭고 짜릿 후.

풀스쿼트 무게를 올려서 최종 세트에는 150kg까지 했어.

여기서 한 80은 내가 들고 선생님이 70 들었을거야.

선생님도 하체 같이 한거지 뭐


나 : "아 하체는 너무 하기 싫습니다. 특히 풀스쿼트는 계속 미루게 되네요."

선생님 : "이걸 아셔야 해요. 불편한 일은 자극을 크게 줘요. 자극을 자주 줘야 근육이 생겨나는 것이죠. 몸도 뇌도 자극을 받아야 더 튼튼해집니다."


운동하면서 메모했잖아.

큰일이야 운동은 안 하고 메모만 해.


오늘은 경매 물건 좀 보다가 자려고.

지지옥션에서 주기적으로 물건들을 검색하는데, 요즘은 땅이랑 지식산업센터들을 보고 있어. 남들이 보고있지 않은 물건은 싸게 살 수 있거든.


오늘도 잘 마무리하고 내일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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