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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Writer Jun 10. 2024

11. 아들의 야구사랑 2

새로운 기회

지난 글에 이어, 아들의 야구사랑을 다시 꺼내본다.


아들은 10대 후반이 되어서 리틀야구를 그만두었던 것을 후회한다는 말을 했다.

그때는 훈련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었는데, 지금 와 돌이켜 보면 못내 아쉬운가 보다.


아들은 그 후로도 야구를 놓지 못했고 취미이자 특기처럼 옆에 꼭 붙어 있었다.

경기를 보든, 야구 게임을 하든 또는 간간히 배팅장에서 공을 치거나 하면서,

또 야구 관련 책들을 사모으며 탐독하고, 데이터 공부도 야구의 통계를 이용하면서 말이다.

집에 있는 책을 모아보았다. 서울 아들집엔 더 많은 책들이 있을거다.

그런 아들에게 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사회인 야구 입성‘


공원에서 아빠랑 캐치볼 연습을 하던 아들을 옆에서 지켜보던 분이 말을 걸어왔단다.

’ 자네 야구할 생각 없나 ‘ (이건 그냥 표현일 뿐^^)


본인은 사회인 야구 ’ 00팀‘소속 총무인데, 우리 팀에서 한번 뛰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아들은 집에 와 그 일을 이야기하며 다소 상기되어 보였다.

당장 다다음주 팀 경기가 있는데 일단 와서 경기도 보고 연습도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다.


무려 27살의 나이차가 있는 삼촌 내지 아빠 뻘 되는 아저씨들과 한 팀이라니

나는 ’뭐어~‘ 했으나 아들은 상관없단다.

그렇게 팀 회장이란 분과 통화하고, 총무란 분이 여러 차례 통화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경기가 있던 날 경기시작 두 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도착해 몸을 풀고 같이 공 던지고 연습을 했고,

첫 시합은 아직 뛸 수 있는 조건이 안돼서 선수등록을 하고 팀원으로서 팀 벤치에 앉아 있는 것으로

사회인 야구 선수로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2주 후 이제 선발투수로 출전이다.

그동안 나름 연습을 마친 아들은 또 일찌감치 경기장에 가 아저씨, 삼촌들과 몸을 풀고 연습을 한다.

나는 경기 시작할 즈음 보러 가겠다고 했다.


점심을 먹으며 ’첫 선발 경기인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손마이크를 들이대었더니

’ 재밌을 것 같아요 ‘라는 다소 덤덤한 대답.


경기가 시작할 즈음 도착해서 보니 이제 슬슬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고, 마운드에 올라선 아들.

내가 다 긴장된다. ’ 자, 침착하게 …‘


안타를 맞고 1루로 나간 선수가 다음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떨어지자마자 도루를 한다.

뭐지…? 벤치에서 ’ 발야구,, 발야구..‘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만 보니 출루하면 무조건 달리는 게 룰인 듯, 선수들은 열심히 도루를 하여 한점 한점 득점을 해가고 있다.


아들은 연신 볼넷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첫 등판에 많은 공을 던지고 많은 점수를 내주고 내려왔다.


그러나, 2, 3회 던지면서 점점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었고, 4회에서는 3명의 타자를 그대로 깔끔하게 아웃시키고 내려왔다.

마지막 5회에서는 힘이 빠졌는지 다시 점수를 내주다가 투수교체가 되어 내려왔다.


1회 첫 등판이 긴장되고 경기장 마운드도 처음이라 많이 흔들렸는데, 2회, 3회 던지다 보니 점점 안정을 찾고 마운드가 익숙해져서 어떻게 던져야 할지 감이 왔다고 한다.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첫 경기 등판의 짜릿함은 아마도 평생 잊을 수 없겠지.


이번 계기를 통해 사회인 야구팀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많고, 그 안에서도 1~4부 리그로 나누어지고, 또 선수 등록이 되면 각자의 기록도 보유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아들도 이제 처음 본인만의 정식 기록을 갖게 되었다.

다시 또 2주 후에 경기다.

갑자기 2주마다 아들을 정기적으로 보게 되었다. 물론 좋다. ㅎㅎ


지금 하는 일도 열심히 하고, 또 특기인 야구를 즐겁게 하면서 풍요롭게 건강하게 삶을 채워나가길 바란다.


좋아하는 일에 꾸준히 파고들다 보면 이런 기회가 따르는 것인가,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즐겁게 오래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문이 열릴지 기대하면서.


#라라크루

#한줄요약: 우물을 파니 물이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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